
[김종영미술관 신관 1전시실 전경] 쇳가루 6,000자 독백, 가변설치, 쇳가루 광목 PV접착제, 2014]

[[부분] 쇳가루 6,000자 독백, 가변설치, 쇳가루 광목 PV접착제, 2014]
조각가 김종구(이화여대 교수)가 이 아쉬운 마음을 담아 '형태를 잃어버렸어요.- 쇳가루 산수화'전을 열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선보인 이번 작업은 전시장 자체가 글씨와 그림이 한데 어우러진 한폭의 산수화처럼 선보인다.
작가는 이 사건 이후 쇳가루로 글을 쓰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그 작업의 결과물이다.
제 1전시실 <쇳가루 6000자의 독백>이라는 타이틀이 달렸다. 전시실 4면에 980x270cm 크기의 4개의 대형캔버스가 천장에 매달려 있다. 4개의 캔버스는 두 쌍의 한 쌍은 각각 3000자씩 김종구의 비망록이 쇳가루로 적혀 있다. 다른 한 쌍은 쇳가루로 그린 표현주의 그림이다.
전시장 바닥에 자신의 화두-“세상에서 가장 작은 것과 큰 것을 잴 수 있을까?”-를 솔로 쇳가루를 쓸어 모아 만든 후 바닥에 설치한 CCTV 카메라로 쇳가루로 만든 글들의 단면을 찍어 실시간으로 전시장 벽면에 투사한다. 벽에 투사된 쇳가루 글들의 영상은 마치 풍경화와 같이 보인다.

[[김종영미술관 신관 3전시실 – 전시전경]]
이런 자신의 작업을 작가는 'Mobile Landscape'이라 했다. 일련의 쇳가루로 텍스트를 쓰는 작업을 하며 그는 자칭 “Ex-Sculptor”, 즉 ‘전 조각가’라 했다.
영국에서의 사건 이후 쇳가루 산수화를 그리기까지, 통 쇠에서 쇳가루로 재료의 형태는 변화가 있었으나, 작가는 오랜 시간 쇠를 가지고 작업했다. 용접과 불에 달궈 두드려 형태를 만드는 기존의 철조와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작업을 했다. 그는 통 쇠 기둥을 마치 나무토막과 돌덩어리를 깎아 형태를 만드는 것과 같이 그라인더로 갈아내어 인간같이 보이는 형상들을 만들었었다.
김종영미술관 박춘호 학예실장은 "아마도 그에게 쇠는 이상향과 대립되는 어떤 의미를 지닌 재료가 아닐까 싶다"면서 " '형태를 잃어 버렸어요.' '저는 Ex-Sculptor가 되었어요'라는 그의 호소는 다분히 다의적이다. 그는 조각과 회화의 경계선상에서 모두 함께 '잃어버린 형태를 찾으러 가 보자'고 제안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전시는 김종영미술관이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작가들을 선정하여 매년 여는 '오늘의 작가'전이다. 전시는 7월31일까지.(02)3217-6484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