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철 방사청 대변인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BAE시스템스가 성능개량작업을 진행하는 부분을 현재 현황 때문에 더는 진척시키지 않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미 정부와 우리 정부가 협의해서 BAE시스템스로 하여금 작업을 중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KF-16 성능개량사업은 현재 공군이 운용하는 KF-16 134대의 레이더와 임무 컴퓨터, 무장체계 등을 개량하는 사업으로 1조7500억원의 예산(총사업비)이 책정돼 있다.
방사청이 2012년 7월 이 사업을 담당할 계약업체로 영국 BAE시스템스를 선정하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했다. 이 사업은 우리 정부가 업체를 선정한 이후 미 정부와 우리 정부가 대외군사판매(FMS)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 정부는 '사업 차질 위험' 관리 비용으로 최대 5000억원, BAE시스템스는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을 이유로 최대 3천억원의 추가 비용을 각각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지금도 (비용 관련)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계약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우리 조건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최종적으로 계약취소 등의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협상 과정에서 (BAE시스템스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방사청은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을 통해 BAE시스템스에 사업을 잠정 중단하고 그동안 발생한 비용을 정산하자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미국 DSCA가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BAE시스템스에 KF-16 성능개량사업 계약의 취소를 통보했다는 로이터통신의 이날 보도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와 우리 정부 간에 계약취소에 관한 어떤 결정도 이뤄진 사항이 없다"며 "가격정산이나 여러 가지 투입됐던 부분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해야 최종적으로 종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약해지로 한국 정부가 막대한 해약 수수료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는 로이터통신 보도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미 정부와 별도의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BAE시스템스와의 계약 취소로 KF-16제작사인 록히트마틴이 계약을 따낼 길이 열린 셈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정부와 록히드마틴의 예비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방사청의 한 관계자는 "록히드마틴과도 얼마나 돈이 들어갈지 확인해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다만, 최선의 안은 BAE시스템스와 기존 계약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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