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힐링캠프’ 개편…‘톡튜유’ 연속 이틀 본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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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2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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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SBS]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차가 견인됐어요. 왜 남편 혼자 보내느냐고요? 저는 녹화 봐야죠. 김제동 씨, 우리 남편 자리 좀 맡아주세요.”

“황정민 씨, 삶을 다시 리셋한다면 배우를 하지 않겠다고요? 배우를 꿈꾸는 제 친구는 당신처럼 되고 싶어서 아등바등하는데…황정민 씨에게 박수 친 사람으로서 마음이 좋지 않네요.”

“아내가 자궁경부암을 앓고 있는데…다른 사람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우리 일이 되니까 힘드네요. 임신한 줄 미처 모르고 먹었던 암치료약 때문에 낙태하기도 했어요. 병원에서는 자궁을 떼 내야 한다고 하는데…그래서 더욱 빨리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일반인 499명에 남의 이야기를 듣는 능력이 비상한 MC 김제동이 모이니 웃음, 감동, 비판까지…다양한 볼거리가 속속 생긴다. 녹화 중에 일반인 MC의 차가 견인되기도 하고, 게스트에게 날 선 말도 참지 않는다. 아픈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하기도 한다. 문제는 너무 익숙하다는 것이다.

SBS에서 4년간 방송된 토크쇼 ‘힐링캠프’가 저조한 시청률을 끌어올리지 못해 개편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경규 성유리는 하차했고, 김제동 홀로 남았다. 김제동에 시청자 MC 499명, 총 500명 MC 군단이 게스트를 직접 만나 소통한다. 스타 게스트에게만 집중했던 종전과는 달리 우리네 사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판에 박힌 MC 대신 마음에서 우러나온 500개의 리액션이 화면을 메운다. 김제동은 시청자 MC의 작은 반응도 놓치지 않고 잡아내며 웃음으로 승화시킨다. 맞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를 빼다 박았다.

편성도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는 일요일, ‘힐링캠프’는 월요일이라 시청자는 똑같은 MC가 진행하는 똑같은 포맷을 이틀 연속 보게 됐다. 그마저도 원조의 껍질은 벗겨왔지만, 내면까지 파오지는 못해 허술한 모양새다.

소통을 빌미로 주제도 없이 시청자의 사연을 주먹구구로 전달하는 바람에 방송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성도 없을뿐더러, ‘1000만 관객 배우’ 황정민은 꿔다 놓은 보릿자루가 됐다. 배우를 꿈꾸는 젊은이의 사연을 제외하면 배우 황정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반적 조언이 황정민이라는 배우의 진실한 눈빛과 깊은 목소리를 통해 특별하게 포장될 뿐이었다.

‘첫 술에 배부르랴’라는 말로 무마하기에도 빈틈이 너무 많다. 시청자도 이를 모를 리 없다. “‘김제동의 톡투유-걱정 말아요 그대’가 SBS에서 나오길래 깜짝 놀랐다”는 반응부터 “감동도, 힐링도 심지어는 재미도 없는 예능도 교양도 아닌 프로그램이 됐다”는 날 선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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