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통신 등 외신들은 당시 상황을 목격한 이들이 현장에서 전한 생생한 증언을 보도했다. 무려 9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파리 11구의 바타클랑 극장에서는 테러당시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의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당시 극장에 있었던 유럽 1 라디오 기자인 쥘리앙 피에르스는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장괴한 2∼3명이 공연장에 들어와서 AK소총처럼 보이는 것을 갖고 관중을 향해 무차별 난사했다"고 말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테러범들은 얼굴조차 가리지 않은 채 총을 쏘아댔으며, 테러범은 10~15분을 쉬지 않고 총을 쏘아댔다.
또다른 관람객이었던 루아크 비엘은 "테러범 3명 가운데 2명은 똑똑히 봤다"면서 "한 명은 턱수염을 약간 기른 젊은이였고 작은 안경과 노란색 베레모를 쓴 다른 한 사람은 자살폭탄용으로 보이는 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관객들은 사방으로 흩어졌고, 곳곳에서 총을 맞고 쓰러지는 이들을 목격했다고 그는 전했다. 또 거침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테러범들은 무척 어려 보였다고 말했다.
테러범들은 프랑스 정부를 비난하면서, 자신들의 시리아의 복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그들의 증언에 따르면 테러범이 "올랑드의 잘못이야. 너희 대통령의 잘못이야. 시리아에 개입하지 말았어야지"라고 말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테러범 중 한 명이 "시리아에서 무슨 짓을 벌이는 거야, 너희는 그 대가를 받고 있는 거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테러에서 목숨을 건진 앙토니는 마스크를 하지 않고 콧수염을 기른 테러범이 총을 난사한 것이 아니라 겨냥을 하며 쐈다고 회상했다. 그는 "테러범들이 갔다는 소리에 '피 웅덩이'를 기어서 빠져나왔다"며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들 생존자들과는 달리 총을 맞은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았다. 파리 조르주 퐁피두 병원의 필립 쥐벵(51) 응급센터장은 "전쟁보다 참혹했다"는 말로 테러의 끔찍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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