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양대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그룹(中國遠洋, 코스코)과 중국해운그룹(中國海運, CSCL)의 구조조정 안이 최근 국무원으로부터 승인 받았다고 중국 경재매체인 차이신(財新)이 10일 보도했다. 지난 8월 양사 합병 소식이 시장에 공개된 지 4개월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합병은 중국해운 산하 선박·컨테이너 운송 사업 부문이 통째로 중국원양 산하로 편입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중국원양은 ‘중국원양해운그룹’이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탄생한다. 본사는 상하이에 소재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앞서 이번 합병액이 2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양사 산하 상장사 공시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송량 기준으로 중국원양과 중국해운은 각각 연간 84만 TEU, 70만 TEU로 세계 6,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양사가 합병하면 총 운송량 154만 TEU로 3위인 프랑스 CMA CGM(169만 TEU)에 이어 4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4위인 독일 하팍로이드(94만 TEU)와 격차도 큰 폭으로 벌어진다.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시장 점유율도 8%에 육박하게 된다.
이와 함께 산하 컨테이너 운송 사업부문을 중국원양에 내준 중국해운은 구조조정을 통해 해운 금융서비스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 원자재 등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해운업계는 장기 침체에 빠진 상태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로 중국 정부 차원에서 국영 해운사의 인수합병을 추진한 셈이다.
중국 지도부는 국유기업 개혁을 중심으로 한 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초 중국 양대 국영 철도기업인 중국남차와 중국북차 합병을 시작으로 중국이 국유기업 합병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 2005년 200곳에 육박했던 중앙국유기업 숫자도 현재 108곳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앞으로도 해운·철강·통신·인프라 등 방면에서 잇달아 합병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중앙국유기업의 합병을 통해 국유기업의 비효율성을 낮추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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