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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좋은균연구소 김석진 소장[사진=김석진좋은균연구소 제공]
유산균을 하루 중 언제 섭취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언제 먹느냐'하는 것보다는 '얼마나 꾸준히 먹느냐'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오랫동안 지속된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로 인해 장에 유익한 세균이 부족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장환경의 개선 또한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유산균 섭취를 통해 유해한 세균을 물리치고 유익한 세균의 수를 늘리고자 한다면 그것과 동시에 유익균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즉 건강한 식생활이 함께 이루어져야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장 환경의 개선에 걸리는 시간은 사람마다 장내세균의 구성 상태에 따라 다르다. 빠르면 몇 주, 길제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따라서 며칠 먹어보고 아무런 개선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체질 개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이상적인 섭취 시간에 대해서는 크게 식후에 먹는 것이 좋다는 의견과 공복에 먹는 것이 좋다는 의견으로 나누어진다. 이 두 가지 의견 모두 위산에 기반을 두고 있다. 식후에 유산균을 먹는 것이 좋다는 의견의 근거는 유산균이 위산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에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서 위산이 중화되었을 때 먹는 것이 파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위산과 더불어 간액, 췌장액 등 다양한 소화효소는 음식물 섭취 후 그 분비량이 극대화된다. 즉, 음식물 섭취 후 소화기관의 음식물에 대한 파괴력이 가장 세다.
공복에 유산균을 섭취했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위산과 소화효소들이 존재하지만 그 분비량은 최소화돼 있다. 따라서 공복에 충분한 물과 함께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물의 위산 희석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복에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지라도 기억해 두어야 할 것이 있다. 식후나 공복 모두 섭취된 유익균들은 위산에 의해서 파괴가 일정 정도 일어난다. 이는 세균의 종류에 따라 다르고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제품의 함유된 균들이 얼마나 위에서 잘 살아남느냐가 중요하다. 살아서 위를 통과한 세균들이 장에 도착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증식하고 그 숫자를 증가시키는지에 대한 과학적 검증 역시 중요하다.
특히, 위산에 의한 유산균의 파괴는 무의미한 손실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유익균이 위 안에 들어가 위산에 의해 파괴되면서 세포 안에 담고 있던 다양한 효소와 물질들이 터져 나온다. 염증을 완화시키는 항염 물질, 유해균을 억제하는 항생제와 같은 물질이 노출돼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깨어진 세포 조각과 DNA 물질들이 면역세포들의 기능을 건강하게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은 위 안에서 유해균인 헬리코박터를 억제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헬리코박터는 선진국에 비해 한국인에게 유난히 감염률이 높은 세균이다. 비피도박테리아와 락토바실러스 같은 유익균이 바로 헬리코박터와 같은 유해균과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유익균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항균제를 분비하고, 뮤신이라는 장벽을 코팅하는 보호막 형성에 도움을 줘 헬리코박터균이 위점막 세포에 부착하는 것을 방해한다.
이런 이유들로 장까지 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 건강과 장 면역을 위해서는 유익균이 골고루 소화관 전체에 도포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법이다. 때문에 과학적으로 효과가 검증된 균주와 충분한 균수를 가지고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유산균을 선택함에 있어 이러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꼼꼼하게 확인해서 현명한 제품 선택하고 꾸준한 섭취를 통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도 한층 개선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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