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동산ㆍ유럽 명품업체, 브렉시트 수혜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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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6-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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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AP]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오는 23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영국과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경고가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통화가치 추락과 시장 조정으로 투자 기회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어 주목을 끈다.

무엇보다 브렉시트가 결정되면 파운드 가치 하락은 불가피해 보인다. HSBC는 영국이 EU를 탈퇴할 경우 파운드 가치가 최대 20%까지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예상했고, 영국 재무부는 파운드가 12% 급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사인 JLL는 이 경우 해외 자금이 영국 자산을 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 투자자들이 영국의 상업 및 주거용 부지 매입에 나서면서 이른바 부동산의 브렉시트 반등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JLL의 구이 그레인저 애널리스트는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부동산과 파운드가 급락하면 국제 투자자들이 매수 기회로 인식하고 대거 몰려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둔화되고 있다. JLL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국 전역의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급감했고 런던의 경우 11% 줄었다.

게다가 현재 영국의 부동산 밸류에이션은 무척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상당한 가격 조정이 나타나면 수요가 한 번에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PwC의 크레이그 휴즈 부동산 헤드는 “불확실성은 변동성을 낳고 변동성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막대한 자본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레인저 애널리스트는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하며, 브렉시트 반등 이후에는 영국 정부와 기업들이 EU와 무역 협정을 재논의해야 하는 동안 2년 정도 깊은 불확실성이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BNP 파리바는 브렉시트 시 파운드뿐 아니라 유로도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 명품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화가치 하락에 따라 명품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아시아에서 명품 매출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 명품업체들은 해외 시장 의존도가 매출의 절반에 이르기 때문에 유로 하락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명품 신발업체 세르지오 로시의 안드레아 모란테 CEO는 말했다.

그러나 영국의 대표 명품업체인 버버리의 경우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버버리 제품 대부분을 이탈리아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원가 65%가 유로로 결제되는데 유로 대비 파운드 급락 시 비용이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영국 증시에서는 낙폭 과대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FTSE 로컬 UK 지수는 매출 중 영국 국내 비중이 70% 이상인 기업들로 구성되는데 연초 대비 12.08%나 급락했다. 이 같은 급격한 매도세는 매도 기회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 NN 투자 파트너스의 마누 반덴부르크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영국 현지 매출 비중이 높은 견실한 현지 기업들의 주가가 원하는 만큼 내려왔다”며 앞으로 매수에 나설 수 있음을 신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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