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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경매장에서 중도매인들이 상장된 지육을 보며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한우 도매가격 2만원 돌파 눈앞
23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한우 도매가격은 6월 1~15일 상승세를 보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6% 높은 kg당 1만9139원으로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2013년(1만1723원)과 비교하면 60% 넘게 오른 것이다.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 6월 1만5000원대에서 두달만에 1만8000원대로 올랐고, 이후 올해 5월까지 등락을 보이다 6월에는 1만9000대를 돌파했다.
총 도축두수는 15.0% 적은 5만3600두였다. 이달 암송아지 가격은 지난달보다 2.8% 상승한 326만원, 수송아지 가격은 3.6% 상승한 401만원으로 암수 모두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천정부지 한우 가격…정부 수급조절 실패 한 몫
한우 가격의 급등세는 4년전부터 예고됐다. 지난 2010년 구제역 발생 이후 정부는 2012년 한우 가격이 내려가자, 암소 감축사업을 시행했다. 사육두수는 2013년 281만두에서 지난해 256만1000두로, 도축 두수는 같은 기간 96만두에서 88만4000두로 줄었다.
2014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후, 정부가 한우가격 급락을 막기위해 축산 농가의 폐업을 지원했다. 지난달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전월 대비 3.3% 감소한 248만 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판단하는 적정 사육두수(280만마리)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황명철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장은 "한·미 FTA의 발효 시점인 2012년을 기점으로 가격 폭락을 우려한 농가들이 사육 마릿수를 대폭 줄이고, 정부까지 나서 암소 감축사업을 시행하며 공급량이 빠른 속도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장동 상인들 "농협의 한우 경매 시스템이 한우가격 높였다"
'축산물 유통의 메카'로 불리는 마장동 축산물시장의 상인들은 농협을 '한우 가격급등의 주범'으로 꼽는다.
박재홍 마장축산물시장조합 이사장은 "한우 가격은 농협이 좌지우지한다"며 "소상인이 대응할 방법이 없어 농협의 거대한 힘에 수세적으로 버텨갈 뿐이다. 농협이 농민도, 유통 질서도 다 죽인다"고 꼬집었다. 여러 단계에 걸친 한우 유통과정을 농협이 장악해 지나치게 높은 마진을 붙여 판다는 것이다.
마장동 상인들은 "농협이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경매 싹쓸이’를 한다"며 "소 단가가 얼마든 마구 사들인다"고 주장했다. 농협이 풍부한 자본력과 판로를 이용해 경매장에서 소 가격을 높인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농협측은 "중도매인이 경매물량의 70%이상 낙찰받는 입장에서 가격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농협은 거래수수료 등 최소한의 유통비용만 수취하고 있으므로 유통마진이 과하다는 이야기는 터무니없다"고 밝혔다
또한 "한우 경락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논리에 의해 조성될 뿐, 농협의 인위적인 가격조정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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