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미국까지' 위기돌파 나선 정몽구...노조 임단협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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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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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최근 한 달 사이에 유럽, 북미, 남미 등 3개 대륙을 돌며 현지시장 점검에 나섰다. 브렉시트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현장경영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반면 정작 안방에서는 비협력적 노사관계로 불협화음을 내며 내수판매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은 78세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복 4만km의 비행거리로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박 4일간의 유럽 출장 중 침체일로인 러시아를 방문, “기회는 다시 온다”며 현지 임직원에게 철저한 준비를 지시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 등 유럽지역 생산라인 점검에서는 “현지 전략형 신차와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판매 호조세를 지속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이달 들어서는 북중미 시장 집중 점검에 나섰다. 현대차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성장 정체에 머무른 미국에서는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혁신, 고객, 품질로 시장을 앞서가야 한다”며 고급차, 친환경차, SUV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디자인센터 등 미국 시장 점검을 마친 뒤 정 회장은 7일(현지시각) 멕시코 누에보 네온 주(州)로 이동해 멕시코 공장 준공식 행사를 주관한다. 멕시코 공장은 관세율이 높은 남미지역 공략과 북미시장 진출에도 유리해 정 회장이 1년 6개월 만에 다시 찾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이처럼 현대·기아차는 최고경영자가 대내외 경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직접 나서 해외시장서 위기 해법을 모색 중이지만, 내부에서는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뒤 여전히 합의점을 못 찾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가 함께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부결 된 것은 2000년대 초중반 이후 처음”이라며 “파업은 법으로 정해진 노조의 권한이지만 장기화 되는 모습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노조의 16차례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8만3600대, 1조8500억원으로 추산됐다. 노조의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실적 부진으로 직결되고 있다.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63.8%로 2006년 7월(62.7%)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국내 완성차 3사 노사가 올해 임단협의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26~27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1%의 찬성률로 일찌감치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르노삼성차와 한국GM 노사도 6일 임단협 협상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양사는 각각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추석 전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반면 현대차 노조는 교섭과 파업을 병행하고 있다. 임단협 잠정 합의안 부결 이후 지난 5일에 이어 6일에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날 파업을 중단하고 교섭에 집중했지만, 결국 노사 간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해고자 복직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추가 제시안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는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 관계자는 “잠정합의안이 80% 육박하는 반대로 부결돼 조합원이 만족할 만한 합의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추석 전 타결 등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이날 협상이 끝난 뒤 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파업 대신 오는 20일까지 정상 조업을 하기로 했다. 차기 협상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19일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자동차 시장 점검 나선 정몽구 회장…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오른쪽 둘째)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수석디자이너 톰 커언스(오른쪽 첫째) 및 임직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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