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국제유가 영향력 확대를 위해 내놓은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이 높은 거래량을 지속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중국 최초의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이 상하이선물거래소 자회사인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센터에 상장했고 이후 4일까지 8거래일간 많은 투자자가 몰려 하루 평균 거래액이 무려 207억 위안(약 3조5053억원)에 달했다고 홍콩 명보(明報)가 6일 보도했다. 5
위안화 원유 선물은 중국 국내 최초로 해외 투자자에게 개방된 선물 상품으로 선물시장의 국제화를 위한 중요한 단추라는 점에서도 높은 인기는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세금 혜택도 있다. 중국 재정부 등 유관부처는 해외 기관투자자에 임시로 기업소득세를 면제했고 개인투자자의 경우에는 3년간 소득세를 납부할 필요가 없다.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QFII) 쿼터가 없어도 거래가 가능하다. 단, 보증금 계좌 내 자금으로는 원유 선물만 매매가 가능하며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원유 선물 거래를 시작으로 중국 선물시장의 국제화도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주 다롄(大連)상품선물거래소가 철광석 선물 거래를 위한 규범을 공개했다. 이는 원유 선물 출시 이후 중국에서 처음 감지된 원자재 선물시장 개방 행보로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팡싱하이(方星海)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부주석이 "올해 선물상품 출시에 속도를 올리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증권사 등 금융회사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맞이할 준비에 분주하다. 원유선물 첫 거래를 이끈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 산하의 선완선물 관계자는 "원유 선물을 시작으로 시장 개방이 빠르게 추진될 예정으로 이는 새로운 기회"라며 "이에 선완훙위안증권은 지난해부터 선완선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왔고 향후 해외지사 설립 등을 통해 다가올 기회를 확실히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자 2대 원유 소비국, 7대 원유 생산국으로 국제유가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영향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야심차게 원유 선물을 선보였다. 위안화 표시 원유 선물 거래대상은 두바이유, 오만 원유, 카타르 해양유, 예멘 마시라 원유, 이라크 바스라 원유, 중국 성리(勝利)산 원유 등 7종이다.
하지만 거래 지속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지난 1993년 원유 선물시장을 열었지만 과도한 변동성을 이유로 1년 만에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이후에도 원유 선물 출시를 계획했으나 중국 증시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적절한 시기를 찾지 못해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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