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전인지가 처음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를 다시 찾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 골프채널 등에 따르면 전인지는 지난 22일 랭커스터 컨트리클럽을 찾아 ‘전인지 랭커스터 컨트리클럽 교육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1만 달러(약 1080만원)의 장학금을 쾌척했다. 다음날인 23일에는 추가 기금 모금을 위한 자선 만찬도 열었다.
전인지는 이번 주 LPGA 투어 볼빅 챔피언십을 건너뛰고 1박2일 일정으로 인구 5만9000명의 작은 도시를 찾아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다. 이 곳은 전인지가 2015년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장소다. 전인지는 이 대회에서 비회원 신분으로 첫 승을 이루면서 투어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인지는 “이 곳에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이곳에서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하면서 LPGA 투어에서 뛸 기회가 생겼고 내 꿈이 실현됐다”고 밝혔다.
이달 말 개막하는 올해 US여자오픈은 앨라배마주 숄크릭에서 열린다. 전인지는 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랭커스터를 찾은 것. 이 곳에 도착한 전인지는 지역 청소년을 위한 주니어 클리닉을 개최하고, 지역 주민들과 27홀 동반 라운드도 진행했다. 또 클럽하우스에서 자선기금 마련을 위한 만찬 행사를 열어 기금 마련에 나섰다. 이날 모인 2만 달러의 기금은 랭커스터 컨트리클럽 캐디 및 직원의 자녀를 포함한 지역 청소년 신청자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전인지의 따뜻한 마음은 미국의 작은 마을에 훈훈한 감동을 안겼다. 이 지역 매채인 랭커스터 신문은 “전인지가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각종 지역 재단에 4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고, 한국에서도 모교인 고려대에 1억원을 쾌척했다”며 “또 전인지의 팬클럽 ‘플라잉 덤보’의 8000여 회원이 전인지가 공식 대회에서 버디를 할 때마다 1달러씩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왔다”고 자세히 소개했다.
ESPN도 전인지가 이 곳과 사랑에 빠진 순간을 상세히 묘사했다. ESPN은 “전인지가 US여자오픈 3라운드가 끝난 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차창 밖으로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밤하늘을 수놓은 모습을 보고 ‘어릴 적 한국의 고향 같다’고 말하자, 전인지의 코치 박원 프로가 ‘하늘을 비추는 반딧불처럼 사람들에게 빛과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남은 경기를 편하게 치러라’고 답했다”면서 “전인지는 다음 날인 최종 4라운드에서 4타 차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고 전했다.
전인지는 ESPN과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인이 아니지만, 이곳 사람들은 나의 우승을 함께 기뻐해주고 따뜻한 마음으로 나를 대해줬다”며 “나는 이곳에 정말 좋은 기억을 갖고 있고, 그 보답을 위해 다시 찾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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