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요금제 혁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와 보편요금제 도입 가능성 등 통신시장 패러다임의 전환이 진행되면서 요금제 경쟁판도가 급격히 달라지는 양상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최근 신규 요금제 개편에 몰두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전날 국내 최초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출시했다. 중국·일본·미국 등 37개국에서 하루 1만3200원으로 모바일 데이터와 테더링(데이터 함께 쓰기)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는 내달 1일부터 ‘맘편한 데이터팩 요금제’의 데이터 혜택도 대폭 강화한다.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데이터는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이보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데이터 제공량과 속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는 등 무제한 요금제 시리즈를 속속 선보이며 통신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다.
사측은 앞으로도 파격적인 상품을 출시해 업계를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춰 분기에 걸쳐 LG유플러스만의 독보적인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의 방침대로라면 올해 남은기간 LG유플러스는 3개 이상의 단독 서비스가 나올 전망이다.
SK텔레콤은 올 한해 요금제를 비롯해 총 8가지 고객가치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월부터 소비자 맞춤형 추천 요금제를 시작으로 △무약정 플랜 △로밍서비스 개편 △무제한 멤버십 등 요금 할인 혜택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5가지 혁신 서비스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인데, 요금제 개편도 이 안에 포함돼 있다. 최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젊은 타깃을 위한 대학생 요금제와, 고객들이 자주가는 해외관광지의 로밍서비스 개편도 추진중”이라고 밝히며 다방면의 요금제 개편를 예고했다.
다만 SK텔레콤의 경우,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네트워크 여유가 충분치 않고, 국내 이동통신 1위 사업자로서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만 하기 때문에 서비스 출시가 까다로운 상황이라 론칭 시기는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KT도 신규 요금제 출시 행보에 가세한다. KT는 조만간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비롯해 요금제 전반에 걸친 새로운 개편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사의 신규 요금제 러시는 예년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파격 행보다. 일각에선 정부가 추진중인 보편요금제를 피하기 위해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는 이통사의 차선의 선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보편요금제는 월 2만원대 요금에 200분의 음성통화와 1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법제화를 위해 국회의 최종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이통사 스스로 통신비 절감을 위한 노력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보편요금제 법제화를 막기 위한 이통사의 서비스 개편 행보는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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