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상금 500만 달러의 판돈이 걸린 ‘별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8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이 31일부터 나흘간 미국 앨라배마주 쇼얼 크리크 골프 앤 컨트리클럽(파72)에서 개막한다.
US오픈은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그 시작은 한국 여자골프의 ‘전설’ 박세리였다. 1998년 이 대회에서 ‘맨발 투혼’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실의에 빠져 있던 전 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이후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3년간 무려 7명의 한국 선수들이 8번이나 US오픈 우승트로피를 가져갔다.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박인비(2013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에 2014년 재미교포 미셸 위까지 포함하면 한국 혹은 한국계 선수가 수확한 US오픈 우승트로피는 10개다.
특히 박성현이 LPGA 투어 데뷔 처음으로 우승했던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10대 돌풍’을 일으키며 준우승을 거둔 최혜진을 포함해 한국 선수들이 ‘톱10’ 안에 8명이나 자리를 차지해 ‘코리아 오픈’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로 한국 선수들의 강세가 뚜렷했다.
올해도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우승 사냥에 나선다.
잠시 국내로 발길을 돌렸던 세계랭킹 1위 박인비가 생애 세 번째 타이틀 수집에 나선다. 올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그 있는 박인비는 “1년 동안 가장 기다려지는, 욕심나는 대회”라고 말할 정도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박인비가 이번에 우승을 차지하면 ‘US오픈 5년 주기설’도 힘을 싣는다.
디펜딩 챔피언 박성현도 시즌 2승과 함께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미국 무대를 평정하며 LPGA 투어 올해의 선수, 상금왕, 신인상을 휩쓸었다. 박성현의 우승 순간은 ‘골프광’으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관전했다.
최혜진도 고심 끝에 2년 연속 이 대회에 도전장을 던진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준우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뒤 프로로 전향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을 수확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만 박성현과 최혜진은 지난주 나란히 LPGA와 KLPGA 투어 대회에서 컷 탈락을 당하며 기세가 꺾인 상태다. 이 때문에 이 대회를 통해 다시 분위기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지은희와 전인지도 우승후보로 꼽힌다. 올해 KIA 클래식에서 홀인원과 함께 우승을 이룬 지은희는 최근 2주 연속 톱10 진입에 성공해 상승세다. 전인지도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컨디션 회복세다. 또 올해 신인왕이 유력한 고진영도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린다.
올해는 한국 선수들의 대항마도 만만치 않다. 올 시즌 투어 1승씩 나눠 가진 아리야 쭈타누깐과 모리야 쭈타누깐(이상 태국) 자매의 상승세가 매섭고, 잠시 주춤한 세계랭킹 2위 펑산산(중국)과 3위 렉시 톰슨(미국)도 이 대회를 통해 분위기 쇄신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회 1‧2라운드 조 편성도 흥미롭다. 박인비가 전인지, 모리야와 동반 플레이를 펼치고, 박성현과 김인경, ‘아마추어 챔피언’ 소피아 슈버트(미국)가 한 조로 나선다. 또 고진영은 아리야, 임신 중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같은 조로 출발한다.
한편 올해 대회가 열리는 쇼얼 크리크 골프 앤 컨트리클럽은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코스로 1984년과 1990년 PGA 챔피언십이 열린 장소로 유명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