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는 ‘신태용호’가 성공적인 실전 모의고사를 치렀다. 월드컵 상대 멕시코를 대비한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얻은 건 큰 소득이다. 특히 최종 엔트리 발탁을 위한 오디션에서도 물음표가 붙었던 이승우(베로나)와 문선민(인천)이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과 문선민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이겼다. 선제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해결사로 나서 ‘월드 클래스’를 입증했고, A매치 데뷔전에서 쐐기 골을 넣은 문선민은 무명의 물음표를 기대에 찬 느낌표로 바꿨다. 특히 문선민과 함께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는 손흥민의 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온두라스전을 포함해 내달 1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을 테스트한 뒤 최종 엔트리 23명을 결정할 방침이다.
대표팀은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 악재를 맞았다. 권창훈(디종)과 이근호(강원)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신 감독은 부상자들의 대체 선수를 뽑지 않아 예비 엔트리 26명 가운데 3명을 제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공격수 손흥민, 황희찬(잘츠부르크), 김신욱(전북), 미드필더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재성(전북), 정우영(FC도쿄), 수비수 장현수(FC도쿄), 골키퍼 김승규(빗셀 고베), 조현우(대구),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은 최종 엔트리 잔류가 유력하다. 나머지 선수들은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보스니아전은 사실상 정예멤버를 꾸려 전술 테스트를 겸해야 하기 때문에 온두라스전은 매우 비중 있는 오디션이었다. 손흥민의 강렬한 중거리 슛 한 방과 함께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올린 이승우와 문선민의 기대 이상의 활약은 신 감독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온두라스전만 놓고 보면, 신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이승우는 개인기를 앞세운 도발적인 움직임으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문선민도 이번 시즌 K리그 국내 선수 득점 선두(6골)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후반 ‘조커’로 출전해 문선민이 골문 앞에서 수비수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쐐기 골을 넣은 직후 누구보다 기뻐한 신 감독의 표정에서 어느 정도 답안지는 나와 있다.
온두라스전 이후 신 감독의 평가도 후했다. 신 감독은 이승우에 대해 “악착같고 센스가 있었다. 내가 뭘 원하는지 파악했고, 원하는 플레이를 알아서 잘 해줬다”고 극찬했다. 문선민에 대해서도 “처음 10분 정도는 긴장하고 뭔가 보여줘야겠다 싶었는지 급히 달려드는 모습이 있었지만, 골 이후에는 차분하게 원하는 플레이가 나왔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아직 ‘가상 스웨덴’으로 꼽은 보스니아전이 남아 있다. 이승우와 문선민이 최종 엔트리 합류에 한 걸음 다가선 가운데 마지막으로 치를 오디션이다. 신 감독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데드라인이기도 하다.
한편 러시아 월드컵은 내달 14일 카잔, 소치 등 11개 도시에서 개막한다. 한국은 18일 스웨덴, 24일 멕시코, 27일 독일과 F조 예선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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