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헤드, 오아시스, 뮤즈, AC/DC, 비틀즈, 마이클 잭슨. 한 시대를 풍미한 뮤지션들의 앨범 포스터가 벽에 늘어서 있다. 얼핏 음악 스튜디오나 음반 레이블의 사무실처럼 보이는 이곳은 삼성전자 오디오 기술의 산실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발렌시아 교외 지역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을 찾았다. 오디오랩은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산하의 음향 기술 전문 연구소다. 484평(1600㎡) 규모로 꾸려진 이곳은 무향실(Anechoic Chambers), 청음실(Listening Rooms) 등의 첨단 연구실을 보유하고 있다.
오디오랩에는 현재 20여명의 전문 인력이 근무 중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음향 관련 석·박사 학위를 갖추고 있다. 8명은 아마추어 밴드 활동도 하고 있다. 이날 이곳을 찾았을 때 회의실에서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서 이들이 선보인 공연 영상이 재생되는 중이었다.
엔지니어이기 이전에 스스로가 음악의 마니아들인 이들이기에 성과도 탁월하다. 지난 2015년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에서 공개한 '무지향성 무선 360 오디오'가 삼성 오디오랩이 개발에 참여한 첫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어떤 공간에 위치하더라도 360도 전방위 입체음향을 구현할 수 있다. 지금은 대다수의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CES 2020'에서도 이들의 결과물은 주목을 받았다. 2020년형 QLED 8K TV에 탑재된 'OTS(Object Tracking Sound) 플러스' 기술은 오디오랩의 연구에서 비롯됐다. OTS 플러스는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소리가 움직이는 기술이다. OTS 플러스를 통해 별도의 스피커가 없이 TV만으로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구현이 가능해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화면 하단 좌우에 있던 스피커 외에도 상단에 추가적인 좌우 스피커를 배치했고, 특히 8K 제품에는 화면 측면에까지 좌우 스피커를 추가했다. 총 6개의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구현한다.
TV와 사운드바를 연결할 경우 두 제품의 스피커를 모두 활용해 더욱 입체적인 음향을 만드는 'Q 심포니' 기능도 이들의 작품이다. 해당 기술은 이번 CES에서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디오랩 청음실에서는 이들의 다음 발자국을 살펴볼 수 있었다. 마이크가 탑재된 북쉘프형 스피커가 그 주인공이었다. 이들이 연구하고 있는 것은 자동 음향 보정 시스템이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를 마이크가 다시 인식해, 제품이 설치된 공간의 넓이에 따라 소리를 최적화 하는 기술이다.
무향실은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흡음재가 무수히 많은 골짜기 형태를 이루며 6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오디오랩 관계자는 "벽에서 반사되는 소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이 꾸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향실에서는 TV와 마이크의 위치를 달리하면서, 최적의 각도를 찾는 연구가 이뤄지는 중이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는 미국 전장전문 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2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오디오랩의 역할 변화는 없을까. 오디오랩을 이끄는 앨런 드밴티어 상무는 "하만과는 좋은 친구"라며 웃었다. 실제로 그는 오디오랩 합류 전 하만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하기도 했다.
하만과 하만의 산하 브랜드가 하이파이 시스템이나 모바일 기기, 자동차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면 오디오랩은 TV와 사운드바 관련 기술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좋은 소리를 만드는 것뿐"이라고 강조하는 드밴티어 상무에게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만 가질 수 있는 확신이 느껴졌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발렌시아 교외 지역에 위치한 삼성전자 오디오랩을 찾았다. 오디오랩은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산하의 음향 기술 전문 연구소다. 484평(1600㎡) 규모로 꾸려진 이곳은 무향실(Anechoic Chambers), 청음실(Listening Rooms) 등의 첨단 연구실을 보유하고 있다.
엔지니어이기 이전에 스스로가 음악의 마니아들인 이들이기에 성과도 탁월하다. 지난 2015년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에서 공개한 '무지향성 무선 360 오디오'가 삼성 오디오랩이 개발에 참여한 첫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어떤 공간에 위치하더라도 360도 전방위 입체음향을 구현할 수 있다. 지금은 대다수의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이러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CES 2020'에서도 이들의 결과물은 주목을 받았다. 2020년형 QLED 8K TV에 탑재된 'OTS(Object Tracking Sound) 플러스' 기술은 오디오랩의 연구에서 비롯됐다. OTS 플러스는 영상 속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해 TV에 탑재된 스피커들을 따라 소리가 움직이는 기술이다. OTS 플러스를 통해 별도의 스피커가 없이 TV만으로도 5.1채널 서라운드 사운드 구현이 가능해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화면 하단 좌우에 있던 스피커 외에도 상단에 추가적인 좌우 스피커를 배치했고, 특히 8K 제품에는 화면 측면에까지 좌우 스피커를 추가했다. 총 6개의 내장된 스피커를 통해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구현한다.
TV와 사운드바를 연결할 경우 두 제품의 스피커를 모두 활용해 더욱 입체적인 음향을 만드는 'Q 심포니' 기능도 이들의 작품이다. 해당 기술은 이번 CES에서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로부터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향실은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유리섬유로 만들어진 흡음재가 무수히 많은 골짜기 형태를 이루며 6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오디오랩 관계자는 "벽에서 반사되는 소리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같이 꾸민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향실에서는 TV와 마이크의 위치를 달리하면서, 최적의 각도를 찾는 연구가 이뤄지는 중이었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는 미국 전장전문 기업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25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에 따른 오디오랩의 역할 변화는 없을까. 오디오랩을 이끄는 앨런 드밴티어 상무는 "하만과는 좋은 친구"라며 웃었다. 실제로 그는 오디오랩 합류 전 하만에서 20년 이상을 근무하기도 했다.
하만과 하만의 산하 브랜드가 하이파이 시스템이나 모바일 기기, 자동차 분야에 초점을 맞춘다면 오디오랩은 TV와 사운드바 관련 기술에 집중할 계획이다. "우리가 하는 일은 좋은 소리를 만드는 것뿐"이라고 강조하는 드밴티어 상무에게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만 가질 수 있는 확신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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