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전·키옥시아 화재 반도체 수요심리에 영향···업황 회복 빨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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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1-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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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램익스체인지, D램 계약가격 전망 "약간 상승추세"

  • 키옥시아 화재, 글로벌 낸드 생산량에 약 1% 영향

  • 공급자 생산능력 축소···수요 증가율 전년 대비 높아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최근 발생한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정전 사고와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화재 등으로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제조사들이 반도체 가격 하락에 대비해 공급조절에 나선 가운데, 잇달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며 고객사들의 물량 확보 의지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D램 가격 오른다···"공급 부족 가능성 커져"

1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올해 1분기 D램 계약가격 전망을 '대부분 유지'에서 '약간 상승추세'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 31일 발생한 삼성전자의 화성 반도체 공장 정전 사태가 D램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고객사들이 이에 대비해 물량을 늘리려고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이번 정전으로 L13(D램), L12(낸드), S4(LSI·CIS) 생산라인 등이 피해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는 복구된 상태지만, 당시 정전으로 1분여 동안 생산라인에 전기 공급이 멈추면서 상당수의 웨이퍼가 쓸 수 없게 됐다. 정확한 피해금액과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수십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우선 PC용 D램의 경우 1분기 가격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봤다. '반도체 슈퍼호황'이 저문 뒤 큰 폭으로 하락했던 D램(DDR4 8Gb 기준) 계약 가격은 최근 3개월간 평균 2.81달러에서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않고 있다. 올 초(6달러대)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급락한 수준이지만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PC용 D램뿐 아니라 서버 D램과 그래픽 D램도 지난해 말부터 공급이 타이트하고 수요는 늘고 있어 전반적인 가격 반등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모바일 D램은 5세대(5G) 칩세트의 공급 등이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1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이기 때문에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내내 단가인하, 재고소진에 초점을 맞췄던 주요 고객사들이 D램 구매 재개에 나서면서 D램 가격도 상승전환 할 것"이라며 "올해 공급자들의 생산능력이 축소된 반면 수요 증가율은 전년 대비 높아지면서 공급부족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키옥시아 화재로 낸드 가격 상승···삼성·SK하이닉스 실적 개선

지난 7일 키옥시아의 요카이치 팹6에서 발생한 화재는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하기 시작한 낸드플래시 가격의 추가적인 인상을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옥시아 팹6는 64·96단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곳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재로 인해 클린룸이 오염돼 복구에 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주간 가동이 중단될 경우 키옥시아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약 4%, 글로벌 생산량의 약 1%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낸드플래시(128Gb MLC 기준) 가격은 개당 4.42달러로 전달 대비 2.55% 올랐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12월 말까지 12% 가까이 올랐다.

최근 미국 마이크론이 낸드플래시 생산 축소를 언급하면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해소된 가운데, 이번 화재 발생으로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낸드 재고가 크게 낮아진 시점이라는 점에서 키옥시아 화재는 메모리 시황 회복을 가속화할 수 있는 변수"라고 분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지난해 침체를 겪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254조1179억원, 영업이익 39조4898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10.72%, 42.5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매출 31조2596억원, 영업이익 7조2265억원을 거둬들여 지난해 대비 각각 16.55%, 146.9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제 고객의 주요 관심사는 공급사들의 부진한 투자와 이어지는 정전과 화재 등 사고, 향후 기술전환에 대한 불안감으로 공급부족을 우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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