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에 따르면 다수 전문가들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의 빠른 확산세는 중국이 무역협정에서 동의한 미국산 제품구매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지난 15일 중국은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하고, 향후 2년간 2000억 달러(231조70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약속했었다. 이미 상당히 높은 목표액으로 평가되던 이 합의 사안에 신종 코로나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중국의 목표 달성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실제 SCMP에 따르면 이날 미국 상품시장에서 거래된 대두가격은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옥수수, 밀, 석유 등의 가격도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중국의 수요 감소가 전망되면서다.
싱가포르 스탠다드앤푸어스(S&P)글로벌플래츠의 안드레이 아가피는 “일부 도시와 마을이 폐쇄돼 사람뿐 아니라 농산물의 이동이 어려울 것"이라며 "도축장으로 가야 할 돼지 등도 제대로 운송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제 전망업체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닉 마로 애널리스트도 “신종 코로나로 중국의 주요 항만과 수송망이 중단된 점은 중국이 약속한 구매 계획을 이행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문제 해결을 가장 중요한 의제로 보고 모든 자원을 총동원할 것이며 무역합의 이행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나게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오는 2월 중순께로 예정된 윌버 로스 미국 상무 장관의 중국 방문 연기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익명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초 윌버 로스 장관의 방문 일정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건 아니었으나, 행정부는 검토 중이던 이 사안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FT는 이번 결정은 신종 코로나의 창궐이 중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에서 내려진 것으로, 미국 상무부 관계자들도 중국의 무역합의 이행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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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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