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3·1 정신으로 코로나19 사태 극복하자"(종합)

제101주년 3·1절 기념사 "온 국민이 코로나19 사태 이겨낼 수 있다"

남북 보건분야 공동협력 제안…"군사합의 준수 속 협력 확대해야"

한일 갈등 과거사 문제·미래지향적 관계 분리 '투트랙' 기조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절 10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독립운동 정신과 국난 극복의 저력을 되새기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열린 3·1절 101주년 기념식 축사를 통해 “함께하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금 3·1 독립운동으로 되새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상한 시국에 3·1절 기념식을 열게 됐다”며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외환위기가 덮쳐온 1998년에도 지난 100년간 우리는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3·1 독립운동을 기념하며 단결의 ‘큰 힘’을 되새겼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각종 외부행사가 취소되는 상황에서도 3·1절 101주년 기념식을 예정대로 개최한 배경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단합에 초점을 맞춰 기념사를 했다. 통상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는 일본을 향한 메시지가 집중됐었다.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의 기념사 속 일본을 향한 메시지는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하는 이른바 투트랙 기조만 재확인한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이웃이다. 과거를 직시할 수 있어야 상처를 극복할 수 있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며 “과거를 잊지 않되, 우리는 과거에 머물지 않을 것이고, 일본 또한 그런 자세를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3·1 독립운동의 정신과 국난 극복의 저력을 재차 강조하며 코로나19 위기와 이에 따른 경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금도 온 국민이 함께하고 있다”며 중국 우한(武漢) 교민을 수용한 지역 주민, 헌혈에 동참한 국민들,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 은행·공공기관·대기업의 고통 분담, 의료진의 헌신에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대구·경북 지역을 언급하며 “대구·경북 지역에 이어지고 있는 응원과 온정의 손길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저력”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대구·경북은 결코 외롭지 않다. 더 많은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반드시 바이러스의 기세를 꺾는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비상경제 시국’이라는 인식으로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업종별 맞춤형 지원 ‘코로나19 극복 민생·경제 종합대책’ 신속 실행, 예비비 활용 및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국회의 협조 등도 거론하며 “서로를 신뢰하며 협력하면 못해낼 것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안으로는 당면한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밖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공동 번영을 이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이것이 ‘진정한 독립’, ‘새로운 독립의 완성’이라고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종로구 배화여고에서 3.1절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을 통해 초 국경적 협력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며 북한,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3·1 독립선언서’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통합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동아시아 평화와 인도주의를 향한 노력은 3·1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정신”이라며 “북한은 물론 인접한 중국과 일본, 가까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비전통적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남북의 보건 분야 공동협력을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과 가축의 감염병 확산에 남북이 함께 대응하고 접경 지역의 재해재난과 한반도 기후변화에 공동 대처할 때 우리 겨레의 삶이 보다 안전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더불어 ‘9·19 군사합의’ 준수를 통한 남북협력 확대 필요성에도 힘을 줬다. 그는 “(군사)합의를 준수하며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넓혀 나갈 때 한반도의 평화도 굳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 소식도 전했다. 그는 “기쁜 소식을 전하게 됐다”며 “평민 출신 위대한 독립군 대장 홍범도 장군의 유해를 드디어 국내로 모셔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봉오동 전투 100주년을 기념해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방한과 함께 조국으로 봉환해 안장할 것”이라며 “독립운동가 한분 한분을 기억하는 것이 우리 스스로의 긍지와 자부심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