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강제격리 한국인 1100명 넘어…비용 떠안는 경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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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0-03-04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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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발 입국자 격리조치 지속 확대

  • 통계 미포함 강제격리 사례도 많아

  • 반발 의식한 듯 소소한 배려도 병행

허베이성의 한 아파트 단지 내에서 한국발 입국자를 격리 장소로 이송하기 위한 구급차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웨이보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역유입을 막기 위한 중국의 방역 강화 조치로 인해 호텔 등 지정 장소에 격리된 한국인이 1100명을 넘어섰다.

한국발 입국자는 무조건 14일간 강제격리하는 지방정부가 늘고 있어 해당 수치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4일 주중 한국대사관 측에 따르면 이날 산둥성 칭다오와 옌타이로 입국한 한국인 64명이 격리 조치를 당했다.

두 항공편 모두에서 발열 증세를 보인 승객(중국인)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격리된 64명 중 자가격리는 31명, 지방정부가 제공한 호텔 등 지정된 장소에 격리된 한국인은 33명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이날 12시 기준 호텔 등에 강제격리된 한국인은 1135명으로 늘어났다.

광둥성에 절반 정도가 집중됐고 저장성과 헤이룽장성, 상하이 등의 지역에 수십 명씩이 격리돼 있는 상태다.

그동안 자가격리 조치만 취해 온 베이징에서도 최소 7명이 호텔에 격리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전원 격리하는 지방정부가 늘어나면서 한국인 격리자도 계속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남단의 하이난성도 이날부터 한국발 입국자의 경우 코로나19 핵산 검사를 받은 뒤 지정 장소에 14일간 머물도록 하는 조치를 새로 시행했다.

아직 대사관이나 중국 각지의 영사관이 파악하지 못한 격리 사례도 많다.

허베이성 싼허시의 한인 밀집 지역인 옌자오(燕郊)에서는 각 아파트 단지의 주민위원회 요구로 하루에도 몇명씩 교민들이 인근 호텔에 격리되고 있지만 대사관 측이 제공한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또 일부 지방정부는 격리 비용을 한국인 등 입국자에게 전가해 경제적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광둥성 정부는 당초 한국발 입국자가 비용을 내도록 했다가 중국 국내법과 맞지 않다는 한국 정부의 항의에 광둥성 자체 부담으로 선회했다.

장쑤성 난징시는 격리 장소로 제공한 호텔의 변경을 원할 경우 추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했다.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의 경우 격리 대상이 비용을 내야 한다. 상하이도 지난 전날부터 격리 기간 중 소요되는 숙박 비용을 자가 부담으로 전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강제격리 조치에 따른 한국 정부의 반발과 격리 대상인 한국인들의 불만을 감안해 다양한 배려 정책도 나오고 있다.

지린성 창춘시는 호텔에 격리 중인 한국인들에게 물과 과일, 생필품 등을 전달했다.

산시성 시안은 격리된 한국인의 자녀를 위해 어린이방을 만들고 생일을 맞은 아이에게 꽃과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했다.

광둥성 등 격리자가 많은 지역의 한국 기업과 교민들은 도시락과 생필품을 마련해 전달하고 성금을 모아 영사관과 한인회에 기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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