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조중훈 창업주 100주년을 맞아 한진그룹 관계자들이 경기 용인에 위치한 선영에서 추모식을 열고있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조현아, 그룹 내 입지 좁아져
한진그룹은 5일 창업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경기 용인 신갈 선영에서 기념 추모 행사를 가졌다. 조 회장과 그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인 조 전무를 비롯한 그룹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 전 부사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영진과 전현직 임직원, 노동조합까지 조 회장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그룹 내에서 조 전 부사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조 전 부사장은 KCGI, 반도건설 등과 '3자 주주연합'을 구축하고 조 회장의 퇴진과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미 조 전 부사장이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외부세력과 결탁하면서 수송보국의 정통성을 잃어버렸다고 보고있다.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지분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미국 델타항공은 이날 한진칼의 주식 176만1074주(지분율 2.98%)를 장내 매수로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은 직전 보고일의 11%에서 13.98%로 상승했다. 한진그룹 직원들은 조 회장을 지지하기 위해 '한진칼 10주 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총수 일가의 지분(22.45%), 델타항공(13.98%), 카카오(2%), 사우회(3.8%) 등을 합친 42.23%로 추정된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68%), 반도건설 계열사(13.31%) 등을 더해 37.48%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3자 연합 전문경영인 체제는 허구"
조 회장측은 정통성을 앞세우는 동시에 3자 연합이 명분으로 내세운 전문경영인 체제의 허구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전날 한진그룹은 재무·금융 전문가 7명을 사내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후보보다 전문성과 독립성이 더 뛰어난 후보를 추천, 주주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조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통'으로 꼽힌다. 사외이사에는 지배구조·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 전문가 5명을 내세웠다.
앞서 3자 주주연합도 김신배 SK그룹 전 부회장 등 사내외이사 7명을 추천했다. 하지만 3자 주주연합이 추천한 인물들은 항공 운송·물류 경험에 있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진칼은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쥔 소액주주 설득 작업에도 본격 돌입한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가진 지분은 조 회장(33.45%) 측의 지분이 1.47%포인트 앞서 있지만,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총력전이 예상된다. 한진칼은 오는 7일부터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보유한 전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활동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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