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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훈 탄생 100주년'···조원태, 수송보국 철학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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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3-05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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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통성' 앞세운 조원태···조현아는 추모식 불참

  • 조현아 외부세력과 결탁해 내부 지지 잃어

5일 조중훈 창업주 100주년을 맞아 한진그룹 관계자들이 경기 용인에 위치한 선영에서 추모식을 열고있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을 맞은 가운데, 그가 생전 강조해온 수송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는 '수송보국(輸送報國)' 정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창업주의 철학을 잇는 '정통성'을 누가 갖느냐가 주주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조현아, 그룹 내 입지 좁아져 

한진그룹은 5일 창업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경기 용인 신갈 선영에서 기념 추모 행사를 가졌다. 조 회장과 그의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인 조 전무를 비롯한 그룹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조 회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조 전 부사장은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영진과 전현직 임직원, 노동조합까지 조 회장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그룹 내에서 조 전 부사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는 평가다. 조 전 부사장은 KCGI, 반도건설 등과 '3자 주주연합'을 구축하고 조 회장의 퇴진과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이미 조 전 부사장이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외부세력과 결탁하면서 수송보국의 정통성을 잃어버렸다고 보고있다.

전날 대한항공 노조는 한진칼 주주에게 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공식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주주연합은 허수아비 전문경영인을 내세우고 자기 배만 채우려는 투기자본과 아직 자숙하며 반성해야 할 조 전 부사장의 탐욕의 결합"이라고 비판했다.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지분 매입도 이어지고 있다. 조 회장의 '우군'으로 알려진 미국 델타항공은 이날 한진칼의 주식 176만1074주(지분율 2.98%)를 장내 매수로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은 직전 보고일의 11%에서 13.98%로 상승했다. 한진그룹 직원들은 조 회장을 지지하기 위해 '한진칼 10주 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총수 일가의 지분(22.45%), 델타항공(13.98%), 카카오(2%), 사우회(3.8%) 등을 합친 42.23%로 추정된다. 이에 맞서는 3자 연합은 조 전 부사장(6.49%), KCGI(17.68%), 반도건설 계열사(13.31%) 등을 더해 37.48%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지난해 말 주주명부 폐쇄 이후 사들인 지분에 대해서는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3자 연합 전문경영인 체제는 허구"

조 회장측은 정통성을 앞세우는 동시에 3자 연합이 명분으로 내세운 전문경영인 체제의 허구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전날 한진그룹은 재무·금융 전문가 7명을 사내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며 "3자 연합이 제안한 이사후보보다 전문성과 독립성이 더 뛰어난 후보를 추천, 주주의 지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조 회장과 함께 사내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은 한진그룹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재무통'으로 꼽힌다. 사외이사에는 지배구조·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 전문가 5명을 내세웠다. 

앞서 3자 주주연합도 김신배 SK그룹 전 부회장 등 사내외이사 7명을 추천했다. 하지만 3자 주주연합이 추천한 인물들은 항공 운송·물류 경험에 있어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진칼은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쥔 소액주주 설득 작업에도 본격 돌입한다.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가진 지분은 조 회장(33.45%) 측의 지분이 1.47%포인트 앞서 있지만, 차이가 크지 않은 만큼 총력전이 예상된다. 한진칼은 오는 7일부터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보유한 전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활동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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