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이 내려가면서 급매물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 규제로 인해 주택 보유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코로나19 여파까지 떠안게 되자 값을 낮춰서라도 서둘러 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권에서 가장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의 전용 84㎡는 지난달 29일 11층이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2·16 대책 전에는 호가가 24억원 이상을 기록했으나, 대책 이후 2억5000만원 이상이 내렸다.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2층이 26억원에 거래됐다. 지금 매매가는 21억6000만~22억3000만원이다.
송파구 재건축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송파구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82㎡ 15층이 지난해 12월 24억원에 거래됐으나, 지난 2월에는 20억8400만~21억9425만원에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리체' 전용 84㎡ 13층은 지난달 24일 24억2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2월 같은 평형 7층 거래 가격인 26억8000만원과 비교하면 2억6000만원이 빠진 셈이다.
정부 대책의 영향은 집값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114 분석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동(-0.06%), 서초(-0.02%), 송파(-0.01%), 강남(-0.01%) 등 동남권 아파트 가격은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4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에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 때문에 대내외적 여건이 안 좋고 강남권은 대출 규제가 더 심해지면서 투자 발길이 끊긴 상황"이라면서 "이사 철이 도래하면서 수요는 계속 늘고 있으니 일부 9억원대 중저가 아파트에서 양분된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권 고가 아파트 거래는 흐름대로 점점 줄어들겠지만, 규제지역이어도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덜한 노도강 등 지역은 수요가 계속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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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아파트 [아주경제 DB]
빌딩중개법인 원빌딩이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실거래 신고된 전국의 빌딩 거래 내역 1만427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10억원 미만 빌딩 거래는 8981건으로 62.9%를 차지했다. 전국 거래량에서 50억 미만의 꼬마빌딩이 가장 많은 비율을 보인 셈이다
서울은 2970건인 경기도에 이어 1970건(전국대비 16.08%)로 전국 두 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지역구 별로 따지면 1위 강남구(238건), 2위 중구(171건), 3위 종로구(151건)순이다.
김윤수 빌사남 대표는 "(정부 규제 강화 이후에) 주택 수요자들이 꼬마빌딩으로 관심을 많이 갖게 됐다. 구체적으로는 주택이 포함되지 않은 근린생활시설(근생건물)"이라면서 "주택이 들어간 건물은 주택과 마찬가지로 대출이 막히면서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강남 아파트값만 20억, 30억원인데 주택 대출이 안 나오니까 차라리 법인 설립해서 빌딩을 사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진 셈"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꼬마빌딩 역시 코로나19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아무래도 코로나19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다 보니 거래 건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안전한 자산'으로 강남 등 주요 지역의 매물에만 사람들이 몰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꼬마빌딩 수요가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 "코로나19 영향으로 꼬마빌딩 매수세는 작년 거래량에 미치기는 힘들다. 시장 변수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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