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했던 코스피가 지난달 말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자 '동학개미운동'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동학개미운동'의 중심축이었던 만큼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지속될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국내 증권사도 개미 투자 수요에 부합하기 위해 삼성전자 중심으로 보고서 발간을 대폭 늘리고 있다.
1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삼성전자 보고서를 35건가량 발간했다. 지난달(19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더욱이 열흘 사이 33건에 달했던 1월 삼성전자 보고서를 넘어섰다. 가뜩이나 요즘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추천종목을 제시하기 힘든 가운데, 증권사는 개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의 보고서 발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주식시장에서 꾸준히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며 "증시가 점차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증권사들이 대형 종목 위주로 보고서 발간을 많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지난 10일까지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8조808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여기에 올해 1분기 동안 코스피에서 25조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반대로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7조8000억원에 달했다. 패시브 투자 비중이 큰 외국인 자금의 특성상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려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비중을 가장 먼저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외국인이 처분한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전부 받아내는 상황이 됐다.
그나마 외국인은 최근 4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담고 있다. 7일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했기 때문이다. 1월 20일 이후 지난 11일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19.65%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며 스마트폰과 가전 등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얼마 전 IBK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6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6만6000원, 6만원으로 내놓았다. 이외에도 하이투자증권은 6만7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대신증권은 6만8000원을 유지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 비중이 낮아 1분기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적겠지만, 2분기에는 미국·유럽 시장 중심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삼성전자 주식을 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따른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7조3000억원으로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면서도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7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3.5%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현 주가는 중장기적 시점으로 삼성전자를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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