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북·미대화 재개를 비롯한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가 돌아온 것, 그리고 건강한 것을 보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그가 돌아온 것, 그리고 건강한 것을 보게 돼서 기쁘다"고 밝혔다.
◇트럼프, 하루 만에 열렬한 환영...美 당국 최종 확인 끝났나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州) 캠프 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 머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에서 김 위원장이 준공식 테이프를 직접 끊는 장면, 간부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군중이 참석한 모습을 상공에서 찍은 장면 등 3개의 사진을 올린 트윗을 리트윗하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 시간 2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김 위원장이 전날인 노동절(5·1절)에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1일 평양의 북한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뒤 사망설 등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은 20일 만에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오후 북한 매체를 통해 김 위원장의 활동 재개 소식이 보도된 직후에는 "나는 아직 김정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무언가 말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렇듯 그가 하루 만에 신중한 반응에서 적극적인 환영의 입장으로 바뀐 것은 미국 정보당국 등이 김 위원장에 대한 최종 확인 작업을 마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김 위원장의 생존을 믿고 있지만, 북한이 공개한 사진이 실제 이날 촬영한 것인지 여부와 20일간 김 위원장이 모습을 숨겼던 이유 등에 관해 확인할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워싱턴포스트(WP)은 한·미 당국이 정보를 공유해오며 김 위원장의 생존 여부를 파악하고 있었고, 김 위원장은 4월 중순 주변인사가 발열 증상을 보이자 '코로나 청정국' 주장을 유지하기 위해 몰래 원산으로 피신했다고 전했다.
◇무르익는 '북·미대화 재개' 기대감..."정보 부족이 순식간에 긴장 초래" 지적도
일각에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두고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조만간 북·미대화가 재개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보였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말에 김 위원장과 이야기 나눌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그럴지도 모른다(I may)"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2일 김 위원장에게 환영의 뜻을 밝힌 트윗을 올리기 50여분 전 재선 홍보 동영상도 올리기도 했다.
59초 분량의 해당 동영상 후반부에는 지난 2018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처음 만났던 '세기의 악수' 장면도 등장한다. 이 동영상에서 외국 정상이 등장하는 것은 김 위원장이 유일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선거 캠프가 그만큼 북한 문제를 중요한 외교성과로 여긴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코로나19 협력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평화경제' 등에서 문 대통령·트럼프 대통령·김 위원장의 '톱다운 소통'을 통한 북한 관계 개선 모멘텀이 마련될지 이목이 쏠린다.
다만, 같은 날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김 위원장의 사망설 사건을 두고 대니얼 러셀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를 인용해 "세계가 북한에 대한 그릇된 정보에 얼마나 취약한지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북한 정보 부족에 따른 오판이 언제든 의도하지 않은 긴장 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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