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현(35)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월드 핫식스 아프리카 콜로세움에서 열린 ARC(아프리카TV 로드 챔피언십) 001 메인 이벤트에서 허재혁(35)을 상대로 3라운드 접전 끝에 TKO 승을 거뒀다.
배동현은 전직 축구 선수다. 초등학생 때부터 내셔널리그(실업 리그)까지 15년 넘게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던 그가 격투기에 푹 빠졌다. 본업과 육아 그리고 격투기 선수까지. 그는 "친구 아버지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다. 처음에 축구를 했고 결혼 후에는 레슬링을 했다. 우연한 기회로 박준오 감독을 만나서 격투기에 푹 빠졌다"고 했다.
배동현은 세종시에 거주하고 있다. 대전에 있는 팀피니쉬까지는 왕복 100km. 그래도 그는 싱글벙글한다. "격투기가 재밌다. 아내에게는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며 "회사 동료들이 휴가 쓰는 것을 배려해 주고 있다. 격투기가 너무 좋다. 기차를 타고 훈련하러 갈 때도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배동현을 승리로 이끈 것은 박준오 감독과 가족. 그는 먼저 박 감독에 대해 "잘 이끌어 주신다. 시합이 잡히면 축제 분위기다. 힘을 주고 함께 준비한다. 이런 모든 부분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치켜세웠고, 가족에 대해서는 "반대도 많았지만, 아내는 '잘했다'고 응원해 줬다. 걱정하던 가족들이 이제는 모니터링을 해주고 있다. 언론에 노출되다 보니 즐거워하셨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에 배동현은 "아내와 시은이 시율이에게도 고맙다. 장인, 장모님께도 감사드린다. 아버지는 2년 전에 돌아가셨다. 마지막까지 운동을 그만하라고 하셨다. 산소에 가면 '아버지 운동 재밌어요. 조금만 더 할께요'라고 설득하곤 한다. 하늘에서 잘 계셨으면 좋겠다"고 말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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