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열린 슈퍼주니어의 콘서트 공연장에서는 12m 크기의 3D 혼합현실(MR)로 구현된 멤버 최시원씨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최시원씨는 무대 뒤편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상반신을 내밀고, 자연스럽게 멤버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날 열린 '비욘드 더 슈퍼쇼'에는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개발한 '볼류 메트릭' 기술 등 각종 첨단기술이 곳곳에 스며들었다.
최시원씨의 3D 이미지는 지난 4월부터 SK텔레콤이 운영하는 MR 제작소인 점프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콘텐츠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자연스러운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106대의 카메라로 최시원씨를 찍고 3D 모델링과 첨단 얼굴인식 기법 등을 동원했다.
전세계 12만3000명 팬은 무선통신 기반의 응원봉 싱크플레이 서비스를 기반으로, 응원봉의 색상과 효과를 실시간으로 변경하며 공연을 즐겼다. 이외에도 다양한 AR 효과와 13개국 언어로 제공되는 자막이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방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팬들의 실시간 모습을 200여개의 화면 속에 분할 공급해 함께 공연을 즐기는 듯한 느낌도 살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비대면 공연이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각종 ICT 기술을 접목해 K팝 콘텐츠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이는 SK텔레콤이 보유한 든든한 K팝 동맹군 SM엔터테인먼트와의 협력 결과기도 하다. 지난해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5G, AR, VR 콘텐츠를 접목한 '넥스트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2019에서 SM엔터테인먼트와 공동 부스를 열고 VR을 이용한 소셜(Social)VR·에브리싱(Eversing)이라는 플랫폼을 선보이기도 했다. 두 플랫폼을 이용하면 VR기기를 쓰고 가상공간 속에서 다른 국가와 지역에 위치한 이들이나 K팝 스타와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음원을 활용해 로봇 DJ가 사람 DJ가 공동으로 디제잉하는 공연도 연출했다.
향후 SK텔레콤은 엔터테인먼트, 광고, 게임 등 다양한 산업계를 대상으로 혼합현실 콘텐츠를 제공하는 B2B(기업 간 거래) 사업도 추진한다.
전진수 SKT 5GX서비스사업본부장은 "언택트 시대를 맞아 혼합현실 기술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혼합현실 콘텐츠가 공연, 영화, 드라마 등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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