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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송유팔현도' (위 줄 왼쪽부터) '단발령', '비로봉', '혈망봉', '구룡연'과 (아래 줄 왼쪽부터) '옹천', '고성 문암', '총석정', '해금강' [사진=케이옥션 제공]
보물로 지정된 조선 후기 대표 화가 겸재 정선(1676~1759)의 화첩이 경매에 출품된다. 추정가는 50억원과 70억원 사이다.
케이옥션은 23일 “다음달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열리는 7월 경매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796호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鄭敾筆海嶽八景-宋儒八賢圖畵帖)’이 나온다”고 밝혔다.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 제 1796호 ‘정선필 해악팔경 및 송유팔현도 화첩’은 2013년 2월 보물로 지정된 작품이다. 우학문화재단 소유로 용인대가 관리해왔다.
겸재 정선은 조선 후기에 활약한 대표적인 화가로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비롯한 여러 화목에서 화가적 재능을 보여주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쳤다.
이 작품에는 금강산과 그 주변 동해안 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 8점과 중국 송나라 유학자들의 일화와 글을 소재로 그린 고사인물화(故事人物畵) 8점 등 총 16점이 수록돼 있다.
화첩 표지에 ‘겸재화(謙齋畵)’라는 표제가 묵서돼 보물 제정 이전에는 ‘겸재화’라 통칭하기도 했다. 각 그림에 제목, ‘謙齋(겸재)’라는 서명과 함께 ‘정(鄭)’, ‘선(敾)’을 각각 새긴 두 개의 백문방인(白文方印·글자 부분이 하얗게 찍히는 도장)이 찍혀 있는 것으로 미뤄 보면 겸재가 70대 나이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묵으로 그린 진경산수화 8점은 ‘단발령’, ‘비로봉’, ‘혈망봉’, ‘구룡연’, ‘옹천’, ‘고성 문암’, ‘총석정’, ‘해금강’ 순서로 구성됐다.
고사인물화는 인물을 작게 묘사하고 산수 배경과의 조화를 강조한 ‘산수인물(點景人物)’ 형식을 취하고 있다. 동시에 인물의 자세를 정확하게 묘사하고 구체적인 동작이나 의복에 색채를 사용해 작품의 본질을 잃지 않게 했다. 송대라는 시기를 한정하고 그 시대의 인물로만 묶은 것도 특징이다.
이 작품이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할지도 주목된다. 기존 고미술품 최고 낙찰가는 보물 제1210호 ‘청량산괘불탱’(淸凉山掛佛幀)의 35억2000만원이다. 청량산괘불탱은 2015년 12월 서울옥션 경매에 추정가 40억~150억원에 출품됐으며 경매 시작가는 32억원이었다.
이번 경매에는 이밖에 이우환·백남준·박수근·유영국·김환기·김창열 등의 작품까지 총 125점이 출품된다.
출품작은 다음달 4일부터 경매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사전예약을 거쳐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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