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위한 1%대 주담대…서민들에겐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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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06-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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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거래실적 10억 이상 등 조건 채워야

금리가 연 1%대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나왔다. 초저금리 영향이 본격화되며 1%대 주담대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에 1%대에 진입한 주담대는 '은행 거래실적 10억원 이상' 등 서민이 충족하기 어려운 우대금리 조건을 채워야 하는 탓에 '부자만을 위한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씨티 주택담보대출'의 6개월 주기 변동금리를 이날 기준 최저 연 1.52%로 책정해 취급하고 있다. 12개월 주기 변동형 상품의 최저 금리는 1.72%, 24개월 및 36개월 주기 상품의 금리 하단은 각각 1.84%, 1.96%다. 주담대 금리가 1%대로 낮아진 것은 금융권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아주경제]


다른 주요 은행들의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은 아직 2%대 초·중반에 머물고 있다. 씨티은행이 타행보다 금리가 낮은 것은 변동금리 기준을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아닌 은행채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대출 실행일 직전 영업일의 금융채(AAA) 민평평균 금리를 기본금리로 정하고, 가산금리와 우대금리를 계산해 최종금리를 책정한다. 6개월 변동 주기 상품에는 금융채 6개월물이, 3년 주기 상품에는 3년물 금리가 기본금리가 되는 식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채권 중에서도 안전상품에 속하는 금융채 수요가 많아지고, 이에 채권 가격이 상승(금리 하락)하며 씨티은행 주담대 금리가 크게 내려갔다.

다른 은행의 주담대 최저 금리도 이르면 다음달 1%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8월 이후에는 대부분 상품이 1%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연 0.5%)으로 떨어지자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일제히 내렸고, 이에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매달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어서다.
 

[그래픽=아주경제]


씨티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1%대로 낮췄으나 '부자 상품'이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우대금리를 채워야 하는데, 서민들이 우대조건을 만족시키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금리 하단이 연 1.52%로 가장 낮은 6개월 주기 변동형 상품은 최대 1.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아야 최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여섯 가지 우대조건 중에서도 △은행거래실적 10억원 이상 시 0.4%포인트 △대출금액 5억원 이상 시 0.3%포인트 △당행 아파트담보대출 보유고객 연 0.2%포인트 등 세 가지에 해당하는 0.9%포인트분은 서민들이 채우기 어려운 조건들이다.

이 요건들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6개월 주기 변동형 금리 하단은 연 2.42%로 올라간다. 3년 주기 변동형의 최저 금리는 연 2.86%가 된다. 현재 5대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동 금리 하단은 NH농협은행이 연 2.13%로 가장 낮고 △신한은행 2.24% △KB국민은행 2.26% △하나은행 2.506% △우리은행 2.56% 순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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