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인 김대중 정부 시절에 장관 역할을 했던 70대 후반의 노(老) 정치인을 다시 중용한 것이다. 통일부 장관은 예상대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후보자로 내정됐다.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이날 오후 3시 청와대 인사 결과 발표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당초 이 의원에 대한 물리적인 검증 문제와 개각에 대한 인사퍼즐 문제로 이번 주를 넘길 것으로 예상됐지만, 문 대통령은 빠르게 결정했다.
‘포지션’을 놓고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역할이 맡겨졌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역시 외교안보특보로서 문 대통령을 계속 보좌하게 됐다. 대북은 임 전 실장, 대미 관계는 정 실장이 나눠 맡는 모양새가 된 셈이다.
박 후보자는 한반도 현안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두루 갖춘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 메시지가 간결하면서 명쾌하고 정보 상황 판단 능력이 탁월하다”면서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해 국정원 업무에 정통하다”고 평가했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 의원이 예상대로 내정됐다. 이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로 21대 총선 압승을 견인했다.
강 대변인은 “국회의원 재임 시절 개혁성과 탁월한 기획능력, 강력한 추진능력을 평가 받았다”면서 “교착 상태의 남북 관계를 창의적이고 주도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남북 화해 협력과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내정도 예상된 결과이다. 국정원장으로서 문 대통령 국정철학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 신임 안보실장은 그동안 정의용 안보실실장을 밀어내는 모양새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지만, 남북 관계 복원의 차원에서 이를 수용했다는 전언이다.
강 대변인은 “평생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해온 국정원 출신 외교안보 전문가”라면서 “국정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강한 안보, 국제협력 주도 등 국정목표를 달성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국가안보실장과 외교안보특보는 이르면 6일 임명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후보자와 이인영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을 거친 이후 임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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