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21세기경제보도 산하 21세기데이터연구소가 내놓은 ‘상반기 중국 시가총액 500대 기업’ 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하이, 홍콩, 선전, 뉴욕 등 세계 각 지역 15개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 수는 모두 7425개(퇴출 회사 포함)다.
이 7425개 기업의 전체 시가총액(시총)은 112조31000억 위안(약 1경9573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가량 증가했다.
21세기데이터연구소는 이 중 시총이 높은 500대 기업 순위를 발표하고, 지역별 상장사 분포를 분석했는데, 가장 많은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은 베이징이었다. 베이징에 본거지를 둔 기업 중 96개 기업이 500대 기업에 포함됐으며 이들 기업의 총 시총은 19조500억 위안이었다.
그 뒤를 이은 지역은 광둥성과 상하이, 저장성, 장쑤성이었다. 사실 시총 500대 기업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지역 순위에서 베이징과 광둥, 상하이는 지난 2018년부터 부동의 1~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올해 주목되는 점은 창장삼각주의 급 부상이다. 창장삼각주에서 올해 탄생한 시총 500대 기업은 총 131곳으로, 전체 순위에서 무려 26%를 차지하는 수치다. 지난 2018년 기준 이 지역 내 상장기업이 108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창장삼각주에서 갑자기 대형 상장사 수가 증가하는 이유는 지난해 중국 당국이 내놓은 ‘창장삼각주 일체화 계획’의 영향이라는 해석이다.
창장삼각주는 상하이와 장쑤성 9개 도시(난징·우시·쑤저우·옌청·양저우·난퉁·전장·타이저우·창저우), 저장성 9개 도시(항저우·닝보·원저우·후저우·자싱·사오싱·진화·저우산·타이저우), 그리고 안후이성 8개 도시(허페이·우후·마안산·퉁링·안칭·추저우·츠저우·쉬안청) 등 모두 29곳이다.
그런데 지난해 5월 당국은 이들 지역을 메가 경제권으로 통합 발전시키는 내용의 창장삼각주 일체화 계획을 발표했으며, 같은 해 12월 이를 구체적으로 확정해 공개했다.
실체 창장삼각주 지역의 지난해 성장세는 어마어마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창장삼각주 지역인 상하이시,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의 2019년 기준 전체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23조7000억 위안에 달한다. 중국 전체 GDP의 24%에 상당하는 수준이자, 세계 4위인 독일 명목 GDP(3조8462억 달러)에 육박한다.
올해도 창장삼각주의 주요 지역인 상하이, 장쑤, 저장은 각 지역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을 잇달아 내놓았다. 지난 3월 저장성 개혁발전위원회는 저장성 경제 성장 관련 정책을 내놓았고, 현지 선두 기업들 역시 인재 육성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고 21세기데이터연구소는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당국 지원에 힘입어 창장삼각주 지역 상장사는 하반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중국 당국은 올해 창장삼각주 관련 신인프라 프로젝트 1400여건에 투입되는 투자금만 7조8100억 위안으로 알려져 있다. 하반기 상장사들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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