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쌍용자동차 노동자 1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통상임금 소송에서 일부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이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1·2심 재판부는 “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상여금 관련 법정 수당과 퇴직금 지급을 명할 경우, 근로자들은 당초 합의한 임금수준을 초과하는 예상 외의 이익을 얻지만 회사는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재정적 지출을 하게 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청구대로 수당과 퇴직금을 지급하면 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한다고 봤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를 맺는 서로가 상대의 이익을 배려해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에 2심 재판부는 회사가 1인당 17만∼47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회사가 2008∼2015년 매년 큰 폭의 적자를 냈다”며 “2009년에는 존립 자체가 위태롭기도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회사가)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고들의 법정수당 및 퇴직금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쌍용자동차의 노동자들은 2010년 3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통상임금 기준으로 받지 못한 수당과 퇴직금 5억1200만원을 지급하라고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한편 한국GM 노동자 5명도 2007년 4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받지 못한 통상임금 기준 수당과 퇴직금 총 1억5600만원을 지급하라고 회사에 소송을 냈지만, 마찬가지로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지급액은 총 570만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신의칙 원칙에 따른 기업의 항변을 인용한 원심을 받아들인 첫 번째 판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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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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