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시기에 특정 장소에서, 특정 과목을 특정 교수에게 비싼 비용으로 교육받는 곳. 대학교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지금 대학 교육체계에 너무 익숙해서 영원불변할 것 같지만, 존재해야 할 이유를 못 찾으면 소멸하는 게 자연법칙”이라며 이러한 전통적인 ‘대학교 모델’에 의문부호를 던졌다.
조 대표는 2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해피칼리지(Happy College)’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명한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도 2030년이 되면 세계 대학의 절반이 문을 닫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교육 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고 진단한다. 조 대표는 “주머니 속 휴대전화만 봐도 수천, 수만개의 콘텐츠가 존재한다”며 “언제 어디서나 저렴하게 모든 분야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대학의 존재의미가 점점 사라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기술이 교육마저 바꾸고 있는데, ‘해피칼리지’는 대학이 어떻게 변해야 할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해피칼리지는 ‘요즘 사람들의 대학’을 콘셉트로 지식 생산자와 소비자를 온라인상에서 연결하는 지식 공유 플랫폼이다. 지식 생산자들이 자신의 지식·경험 콘텐츠를 상품화해 판매하고 저작권료(수익)를 창출할 수 있는 형태다. 영상을 무료로 배포하고 광고 수익에 의존하는 다른 플랫폼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누구든 참여할 수 있다. 회사에서 배운 업무 노하우를 전하는 직장인부터 그림 같은 취미를 강의로 만드는 식이다. 강의 가치는 스스로 책정한다. 현재 강의 개설자는 1190명, 2180개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가격은 무료부터 198만원까지 다양하다. 휴넷에 따르면, 해피칼리지에 등록된 1개 강의에서만 2500만원, 연 8000만원에 달하는 매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강의를 개설하고, 수강생에게 해당 URL(유니폼 리소스 로케이터)을 전달하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바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온라인과 실시간 라이브 강의는 필요 시 VOD(주문형비디오)로 재판매도 가능하다.
이어 “강의 콘텐츠를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드는데, 해피칼리지는 온라인 라이브부터 멘토링까지 지원을 받으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며 “지식이 아주 쉽게 상품화되고 콘텐츠화돼 유통된다면 만든 사람과 수요자뿐 아니라 세상이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 대표는 해피칼리지가 모든 직장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국민 지식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한다는 목표다. 그는 “궁극적으로 국내 1500만명 직장인이 현장에서 배운 것을 바로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며 “이른바 ‘N잡러’가 되면 50대 때 퇴직으로 불안해하거나 100세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퇴직 후 강의 콘텐츠에 집중하면 더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강사로 데뷔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에듀테크로 전통적인 대학은 허물어지고, 언제 어디든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구할 수 있는 ‘내 손안의 대학’ 시대가 열렸다”며 “누구나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쉽게 상품화하고 합당한 가치를 받게 해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지식을 의미 있게 나누고자 한다. 해피칼리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지식 비즈니스의 판’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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