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경제기업]① 조달구매 비중 0.6%...인증기업 절반은 조달 실적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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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0-07-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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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여성·장애인 기업 대비 공공기관 활용도 크게 낮아

  • 상위 10%의 사회적 경제기업 전체 공급실적의 70% 점유

사회적 경제기업 우선구매제도가 있지만 활성화돼 있지 않다.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 제공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경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인 만큼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2017년 10월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사회적 경제기업에 인건비와 컨설팅 비용뿐 아니라 세제 혜택과 판로 지원을 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물품을 조달할 때 사회적 경제기업이 생산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우선 구매함으로써 사회적 경제기업의 판로를 확보하고,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현행 '사회적기업 육성법'과 '협동조합기본법'은 사회적 경제기업의 판로 개척과 자생력 제고를 위해 공공기관이 사회적 경제기업이 생산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우선 구매하고, 구매 활성화를 위해 구매 계획과 전년도 구매 실적을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사회적 경제기업에 대한 우선구매 실적은 매우 저조하다.

22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18년 공공기관이 사회적 경제기업으로부터 구매한 금액은 총 9403억원 규모다. 이는 공공기관 전체 물품과 서비스 구매액의 2.37%에 불과하다.

기관별로 보면 지자체의 구매율(구매액)은 5.83%(3584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공기업과 지방 공기업은 각각 2.21%(2850억원), 1.69%(397억원)로 준정부기관 3.22%(1403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지만, 국가기관 0.98%(844억원)과 기타공공기관 0.62%(325억원)에 비해선 구매 실적이 나은 편이다.

구매 실적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공기업·준정부기관은 기관 경영평가 시 사회적 경제기업 제품 구매비율(3%) 이행 여부가 평가지표에 반영된다. 지자체와 지방 공기업 역시 행정안전부의 지자체종합평가에서 이를 반영하고 있다.

우선구매 실적의 기관평가 반영 여부가 실제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뿐 아니다. 아직 사회적 경제기업이 가야할 길은 멀다. 조달 구매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중소기업 제품이 75.1%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다음 여성기업(8.7%), 장애인 기업(1.9%) 순이다. 사회적 경제기업은 0.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사회적 경제기업의 우선구매 실적이 저조한 것은 우수한 공급 역량을 보유한 사회적 경제기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조달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 등이 상대적으로 거래가 용이한 기존 거래 기업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고 있어 신규 조달기업을 찾아 물품을 조달할 유인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사회적 경제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의 약 50%는 공공기관 등에 물품을 조달한 실적이 없는 실정이다.

사회적 경제기업의 쏠림현상도 크다. 상위 10%의 사회적 경제기업이 전체 공급실적의 약 70%를 점유하고, 하위 50% 기업은 전체의 3%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으로는 사회적 경제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만족도 제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확대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 구현에 적합하고, 수요 기관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의 공급이 필수다.

정선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사회적 경제기업은 교재·인쇄물 등과 같은 저부가가치 물품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다"면서 "품질과 성능에 대한 만족도도 10 만점에 평균 6점에 그쳐 사회적 경제기업 제품의 구매를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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