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은 등 채권단은 현산이 지적한 항목 가운데 필수적인 항목만 압축적으로 실사해 12주 재실사 기간을 대폭 단축하자고 제안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동걸 산은 회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은 '최종 담판'을 위해 재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산은 금호산업이 인수종결을 요구하자, '동반 부실' 우려가 있다며 12주간의 재실사를 제안했다.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4조5000억원으로 늘고 당기순손실이 급증한 점, 부실 계열사를 대규모 지원한 점 등 인수가치가 떨어진 것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보자는 것이다. 현산 측의 제안대로 이달 재실사를 진행하면, 11월께 마무리된다.
이에 금호산업 측은 "현산은 7개월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그 자회사들에 대한 모든 중요한 영업 및 재무 정보를 제공받아 인수실사 및 PMI(Post-Merger Integration)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는 국내 M&A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현산 측도 재실사를 요구하며 국유화 등 인수 무산 가능성도 열어뒀다. 현산은 "동반부실과 과다한 혈세가 투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재실사가 필요하다"며 "재실사는 현산이 인수하는 경우, 혹은 국유화의 경우에도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산은과 금호산업도 현산이 재실사 결과를 인수 발빼기용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특히 현산이 금호산업의 수차례 대면 협상을 요구를 거절하면서 서면자료로만 대응해 온 것도 인수 무산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이에 금호산업은 "인수의사가 있다면 불필요한 공문 발송이나 대언론 선전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또한 금호산업은 조건이 마무리 됐는데도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계약금 2500억원을 몰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금호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영업 환경의 급변 및 실적 악화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가 아니다"라며 "과거 2008년에도 글로벌 경제 위기는 계약해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 이행 보증금 반환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