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국 증시에서는 테마주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중국 내 돼지고기 파동이 이어지면서 돈육가공업체 무위안(牧原)은 순이익이 7000% 이상 급증하며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원료 공급업체와 식품 기업 등도 수혜주로 부상했다.
24일 중국중앙방송(CCTV) 등에 따르면 1100개 이상의 상장사가 반기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일부 기업이 1000% 이상의 순이익 증가율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돈육가공업체 무위안은 올 상반기 107억8403만 위안의 순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7026% 급증했다. 현재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 중 최대 증가폭이다.
2018년 8월부터 2년째 이어지고 있는 돼지고기 파동이 실적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역을 휩쓸면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해 돼지고기 가격이 천정부지다.
지난달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 동월보다 85.7% 급등해 물가 상승의 주범이 됐다. 서민 가계의 부담이 심각하지만 무위안은 수익 증가라는 반대급부를 얻고 있는 셈이다.
신룽(欣龍)은 방역 마스크 원료를 공급하며 떼돈을 벌었다. 상반기 순이익은 1억6202만 위안으로 2568% 급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656만 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초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반등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도 7억8713만 위안으로 99.39% 늘었다.
방역 마스크 원료의 매출 대비 총이익률은 79%에 달한다. 원가 부담 없이 고수익을 거뒀다는 의미다. 하반기 실적은 다소 주춤하겠지만 마스크 수요가 여전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순이익 증가폭 3~4위인 어우페이광(歐菲光)과 안다웨이얼(安達維爾)은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기업이다.
반도체 기업 어우페이광은 상반기 5억199만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290% 증가했다. 스마트폰 부품을 주로 공급하는 데 국유기업들이 자본금의 상당 부분을 충당할 정도로 국가 차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방산업체로 분류되는 안다웨이얼은 3115만 위안의 순이익으로 1722%의 증가율을 보였다.
항공기에 탑재되는 각종 설비를 공급하는 데 중국의 민용 항공기 개발 사업에도 발을 담그고 있다.
중국 최대 규모의 대추가공업체인 하오샹니(好想你)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재택 경제' 활성화로 수혜를 누렸다. 말린 대추와 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은 중국에서 남녀노소가 모두 즐기는 국민 간식이다.
코로나19를 피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간식 구매를 위한 지출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하오샹니의 상반기 순이익은 22억5619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680% 급증했다.
CCTV는 "농림·목축과 전자, 식음료, 의약·바이오 등의 업종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이득을 보기도 했다"며 "반면 건축자재·인테리어와 방직·의류, 교통·운수, 레저·서비스 등은 80% 이상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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