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배당주로 인기를 끌었던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상품 수익률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7조 이상 청약증거금을 모은 NH프라임리츠는 연초 대비 30%가량 밑돌며 가장 큰 하락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리츠 시장은 반등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NH프라임리츠의 주가는 4335원이다. 공모가인 5000원보다 13.3%나 낮은 수준이다. 연초 6100원인 주가와 비교하면 29% 하락했다. 공모 리츠 중 연초대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며 공모리츠 흥행을 이끌었던 롯데리츠는 공모가를 지켜냈다. 롯데리츠는 연초 대비 17.62% 하락했지만 NH프라임리츠보다는 하락률이 훨씬 적었다. 다른 리츠들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에이리츠(-1.05%), 신한알파리츠(-15.78%), 이리츠코크렙(-21.84%) 등도 하락하긴 했지만 NH리츠보다는 하락폭이 적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증시로 대량의 유동성 유입이 리츠 상품의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성장주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배당주 성향이 강한 리츠 주가 부진하다는 것이다. 거기다 NH프라임리츠의 부진을 재간접 리츠라고도 꼽았다.
재간접 투자형 리츠는 ‘모자형 리츠(Fund of Fund)’라고도 불리는데, 모(母)펀드가 다수의 자(子)펀드에 투자하는 구조다. 모(母)리츠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뒤, 다양한 자(子)펀드를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식이다. NH프라임리츠는 서울역 서울스퀘어, 강남N타워, 잠실SDS타워, 삼성물산 서초사옥에 투자하는 리츠로 해당 부동산에 투자한 펀드의 지분 일부를 담은 재간접 리츠다.
다만 모펀드와 자펀드 구조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운용 보수를 두 번 지급해 높은 운용보수를 지불한다는 것과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펀드에 투자해 간접적으로 해당 자산을 편입하는 구조라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특히 자본시장법상 재간접 리츠가 상장지수펀드(ETF)나 인컴 및 배당펀드 등에 편입하지 못하는 것도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법 81조에 따르면 운용보수가 중복으로 발생하는 것을 막아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로, 공모펀드의 경우 재간접펀드에 대한 재투자, 이른바 ‘복층 재간접’ 펀드는 허가받지 못했다"며 "다만 운용규제를 받지 않는 상장지수증권(ETN)으로의 편입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모 리츠들이 부진한 것은 맞지만 유독 NH프라임리츠 주가가 부진한 것은 재간접리츠라는 게 한몫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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