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분양 성수기가 시작되는 9월 전국에서 3만8700여 가구가 일반분양될 예정이다. 대구 등 지방 물량은 지난해 9월보다 늘었지만 서울 물량은 줄어들어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전매제한과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청약시장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9월 전국에서 분양되는 총 4만6654가구 중 3만876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난해 9월(1만5138가구)과 비교해 두 배 넘게 늘었다. 특히 9월 지방에서는 일반분양 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319가구가 늘어난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9월 중순 전매제한 시행을 앞두고 있어 전매제한 시행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한 단지가 많다.
대구에서는 총 505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비수도권에서 가장 물량이 많다. 대구 동구 신암동에서 태영건설이 동대구 더 센트로 데시앙을 분양하는데, 전용면적 59~84㎡ 총 862가구 규모다. 달서구 송현동에서는 한양이 1021가구 규모의 한양수자인 아파트를 분양하는데, 이 중 810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수성구 지산동에서는 포스코건설이 더샵수성라크에르 899가구를, 서구 원대동에서는 GS건설이 서대구센트럴자이 1526가구를 각각 선보인다.
반면 서울에서 9월 일반물량은 153가구만이 전부다. 지난해 9월(1995가구)보다 약 92.3%(1842가구) 감소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유일한 단지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목동파라곤'이며 총 분양분 299가구 중 153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세와 분양가의 차이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분양물량들이 공급되면서 청약경쟁이 치열하다"며 "다만 전매제한이 본격 시행되는 9월 중순 이후에는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입지, 브랜드 등 상품성에 따라 청약 결과 격차가 벌어지는 곳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곳을 선택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신중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또 분양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통장 가입자도 급증하고 있다. 7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484만4321명으로 6월 말보다 15만9656명 늘었다.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12월 4만1000명 수준이었지만, 올 1월 가입자가 12만5000명으로 급증한 뒤 매달 15만명 이상 늘고 있다. 지난 4월(15만8675명), 5월(17만6681명), 6월(17만9096명), 7월(15만9656명) 등 최근 4개월은 연속해서 15만명 이상의 증가폭을 기록 중이다.
올해 들어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 폭이 컸던 상위 10개 지역을 살펴보면 △서울 10만9736명 △인천 7만3943명 △부산 5만1005명 △수원 3만3666명 △화성 3만2310명 △청주 3만546명 △대구 2만5567명 △천안 2만2281명 △대전 2만2173명 △용인 2만744명 순이다.
청약 열기가 뜨거운 곳이 대부분이다. 올해 1순위 청약 경쟁률을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천안 82.23대1 △화성 73.06대1 △서울 67.28대1 △수원 51.93대1 △부산 40.23대1 △인천 29.55대1 △대전 29.43대1 등 청약통장 가입자 수 급증 지역 대부분이 전국 평균(25.18대1)을 상회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을 분양시장은 분양가 통제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아파트들이 청약 열기를 견인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면서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화됨에 따라 서울의 청약수요 쏠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분양 해소가 더딘 경상권, 강원, 제주 등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큰 지역은 청약 열기에서 배제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광역시 등 대도시에서도 소유권 이전등기 시까지 전매가 제한됐고, 분양권 전매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특별단속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일부 지역은 투자수요가 빠지면서 열기는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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