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보다 3.2% 감소했다. 이는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7%로 속보치(-2.9%)보다 0.2%포인트 올라갔다. 이 역시도 1998년 4분기(-3.8%) 이후 21년 6개월 만에 최악의 수준이다.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수출 악화다. 이후 세계 각국의 봉쇄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수출은 전기보다 무려 16.1%나 감소했다. 지난 1분기(-1.4%) 대비 감소폭이 10배 이상 커진 셈이다. 특히 자동차, 석탄 및 석유제품의 타격이 두드러졌다.
민간소비는 2분기 1.5%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이는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출 쇼크’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투자 역시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각 1.5%, 0.5% 줄었다. 정부소비도 1.1% 증가에 그쳐 1분기(1.4%)보다는 저조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성장률이 -8.9%까지 후퇴했다. 운송장비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건설업 역시 1분기 0.2%에서 2분기 -0.3%로 내려갔다. 반면, 서비스업은 -2.4%에서 -0.9%로 소폭 개선됐다.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손에 쥐는 소득도 후퇴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전기 대비 -2.2%로 집계됐다. 2008년 4분기(-2.4%) 이후 최저치다. 실질 GDP에 그 해 물가를 반영한 명목 GDP도 전기 대비 1.0%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 떨어졌다. 이 역시도 1998년 4분기(-5.0%) 이후 21년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포괄적 물가 수준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수출보다 수입 디플레이터가 더 큰 폭 하락하면서 교역조건이 개선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올해 22년 만에 최악의 성장은 불가피해졌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올해 -2%대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단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그나마 방어선 역할을 했던 민간소비도 다시 위축될 확률이 높다는 논리다. 만약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시행될 경우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방역당국은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 중이다.
박성빈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거리두기 2.5단계는 서비스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소비 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다만 이번 조치로 우리 경제가 비관 시나리오로 갈지 여부를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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