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바이두]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앤트그룹은 홍콩·상하이 동시 상장으로 최대 300억 달러(약 36조원) 조달을 앞두고 있고, 이대로라면 조달 금액으로는 사상 최대가 된다”면서 “다만 투자자들은 앤트그룹에 투자하기 전 텐센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앤트그룹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금융사업의 핵심이다.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주축으로 하고 있다. 연간 알리페이 사용자 수는 10억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액티브 유저는 7억1100만명에 이른다. 올해 6월 말까지 1년간 중국 본토에서 거래액은 118조 위안에 달했다. 8000만개 이상의 상점이 알리페이를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제휴 금융기관만 2000개가 넘는다.
그런 알리페이를 위협하는 중국 2대 온라인 결제 서비스는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페이다. 위챗페이의 최근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월마트와 디디추싱, 메이퇀 등 쇼핑 관련 업체들이 위챗페이를 연동하고 있고, 10억명이 넘는 중국인이 사용하는 중국 ‘국민 메신저 앱’ 위챗을 통한 게임 등에서 위챗페이 사용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한때 75% 점유율을 차지했던 알리페이의 올해 1분기 점유율은 55%까지 낮아진 반면, 위챗페이는 39%로 점유율을 높였다. 위챗페이가 36조 달러 온라인 결제시장의 일부를 개척하는 데 불과 5년 남짓 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텐센트는 위챗 미니프로그램(샤오청쉬)을 통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구축하면서 알리바바가 장악하다시피 한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메이퇀과 징둥 등도 알리페이 견제를 위해 결제 방식에 알리페이를 배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 항저우에 위치한 전자상거래연구소 카오 레이 소장은 “알리바바의 경쟁사 중 일부는 텐센트를 의식해 플랫폼에서 알리페이를 제외시키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막강한 ‘위챗파워’를 가진 텐센트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텐센트에 대항하는 알리바바의 전략도 만만찮다. 앤트그룹 상장 후 알리페이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쇼핑과 더불어 자산관리 등 기능을 겸비한 복합 핀테크 플랫폼으로 업 그레이드시키겠다는 게 전략의 핵심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향후 5년 안에 앤트그룹의 매출액 80%가 중국 상인과 금융회사의 거래에서 나오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해엔 이 부분의 점유율이 50%였다.
전문가들은 금융 서비스면에서는 알리바바가 텐센트보다 더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평가한다. 항저우 통계업체 차이브데이터의 쉬잉하오 최고경영자(CEO)는 “텐센트의 모든 사업의 ‘엔진’은 위챗으로, 위챗은 모든 텐센트 생태계와 얽혀 있어 앤트그룹처럼 분리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알리바바는 금융 관련 서비스를 훨씬 잘 통합해 왔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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