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20분간 진행된 메르켈 총리와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
문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 간의 직접 소통은 지난 2018년 10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계기로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독일 통일 30주년과 관련,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희망하는 우리 국민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는 의미있는 날”이라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통일 30주년에 뜻깊은 감회를 갖고 있고, 한국이 통일에 대해 꾸는 꿈을 잘 알고 있으며, 성대하게 30주년 기념행사를 치르려 했으나 코로나 때문에 그러지 못해 유감스럽다”면서 “코로나 확산을 막아온 한국 정부의 대처방식에 큰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서울 소재 국제백신연구소(IVI) 참여 등 협력, 필수 기업인 등 상호 인적교류 활성화(fast track)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늘 전화 통화를 제의한 것은 지난 9월 말 서한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한 한국의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요청드리기 위해서다”라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메르켈 총리에게 유명희 후보 지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자유무역질서 속에서 성장해왔고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와 발전이 WTO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유 본부장은 이러한 신념을 실현할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갖추고 있고 WTO를 발전시키고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한국의 유 후보가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로 보고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상황이 조속히 진정돼 메르켈 총리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하자, 메르켈 총리는 “한국의 최고 명절인 추석을 축하하며, 늦은 시간인데 남은 시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