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국 야구팬 상대 코로나 실험...'도쿄올림픽 조바심'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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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0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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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실험한다' 싸늘한 눈초리...올림픽 개최에 활용 가능

  • 지난 주말 요코하마 스타디움서 관중 제한 완화...7일엔 '日 최대' 도쿄돔서

일본 정부가 야구팬들을 상대로 코로나19 전파 실험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종전 최대 수용인원의 50%로 제한했던 야구 경기의 관중을 완화하고 각종 관측 장비를 동원해 각종 데이터를 측정했다. 이는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30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비말 전파 측정 장치를 설치하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일본 요코하마시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와 한신 타이거스의 경기에는 1만6594명의 관중이 모여 베이스타즈 구단 기준 시즌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이날 이전 경기들보다 약 3000명이나 많은 입장객이 몰린 것은 종전 최대 수용 인원(3만2000명)의 50%까지로 제한했던 규제를 이날 80%까지 늘린 데 따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주말 이틀 간인 다음날 31일과 이달 1일에는 각각 90%와 100%까지 제한을 풀고 경기 관람권을 통상 가격보다 최대 35% 싸게 팔았다.

아사히신문은 이와 같은 규제 완화는 대규모 관중이 경기장에 모였을 때 코로나19 전파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측정하기 위한 행보라고 풀이했다.

사흘 동안 일본 정부는 구단과 협의해 경기장 안팎 곳곳에 고성능 카메라와 이산화탄소 측정기와 풍향계 등을 설치했다.

영상 기록은 마스크 착용률과 관객들의 입장 동선을 확인해 실시간 안내 방송을 내보내고, 향후 관중들의 이동 동선을 짜는 데 쓰일 예정이다. 이산화탄소 측정 기록 등은 슈퍼컴퓨터 후가쿠를 동원해 이날 응원과 음식물 섭취로 비말이 얼마나 퍼졌는지를 분석한다.
 

30일(현지시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 설치한 비말 전파 측정기.[사진=AP·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입장객들의 동의를 얻어 좌석정보 등을 등록한 후 추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온라인 메신저로 직접 통지한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전염병 전문가인 니키 요시히토 일본 쇼와대 객원교수는 아사히신문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여전한 시점에서 이런 실험을 실시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내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의식해 실적 만들기를 시도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의 참여도 저조했다. 평일 저녁이었던 30일에는 입장 제한을 80%로 완화했음에도 전체 정원의 51%를 채우는 데 그쳤고, 입장을 90%로 제한했던 31일에는 다소 늘어난 76%(3만2000여명)를 기록했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실험한다'는 싸늘한 눈초리에도 일본 정부는 관련 실험을 계속 강행할 예정이다. 오는 7일 일본 최대구장인 도쿄돔에서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경기를 대상으로 입장 제한을 완화할 예정이다.

도쿄돔의 최대 수용인원은 4만3000석으로, 80%의 관중을 채우는 데 성공하면 약 3만4000명이 실험에 참가하게 된다. 앞서 일본 정부 관계자는 내년 7월로 연기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관람객 수용과 관련해 이번 실험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지난 30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 모인 관중.[사진=지지·연합뉴스]


한편, 일본의 코로나19 확산 속도에 가속도가 붙는 가운데, 정부의 야구장 실험이 다수의 집단감염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일 일본 공영방송은 NHK는 전날인 31일 하루 동안 87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일본의 누적 확진자가 10만2165명으로 늘어났다고 집계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4명 늘어난 1783명을 기록했다.

세계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일본의 7일 평균 확진자 수는 651명을 기록해, 지난 3~4월 1차 정점 당시의 최고치 554명(4월16일)보다는 높고 여름 2차 유행 당시 최고치인 8월8일 기준 1372명보다는 낮은 상황이다.
 

일본 일일 신규 확진자 추이.[자료=월드오미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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