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 가족 명의 기획사 차려 탈세… 소득·법인세 수십억 추징"

국세청, 기업자금 사적 유용·현금 탈세 혐의 38명 세무조사 착수

#유명 연예인 A는 가족명의 기획사 B를 운영하면서 전속계약서 상의 수입배분 내용과 달리 A의 수입을 과소 배분하는 편법으로 개인 소득을 과소신고했다. B에 과다 배분된 수입에 대한 법인세를 탈루하기 위해 대표에게 고가의 외제차량과 신용카드를 제공하고 사적으로 사용한 비용도 법인의 손금으로 계산했다. 실제 근무한 적이 없는 친인척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국세청은 A의 종합소득세와 B의 법인세 등 수십억원을 추징했다.

#국내 A골프장은 골프 인구와 코로나19로 해외 원정 골프가 감소하자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A골프장은 그린피를 현금결제하는 고객들에게 현금영수증 발급을 최소화해 현금매출을 누락하고 사주 가족의 인건비를 허위로 계상했다. A골프장의 사주는 명의신탁, 저가양도를 통해 자녀에게 편법 증여를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가족 명의 기획사 통한 세금 탈루.[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기업자금으로 사주 가족의 유학비용을 대고 현금·골드바를 이용해 세금을 탈루한 38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구체적으로 자녀 유학비용과 호화 사치품 구입에 유용하는 등 기업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13명이 조사 대상에 선정됐다. 이들은 법인카드를 고급호텔, 유흥주점, 해외경비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근무 여부가 불분명한 사주 가족에 고액의 급여를 지급하고 골드바를 통해 편법적으로 세금을 탈루한 행태도 포착됐다.

고소득을 올리면서 편법적인 탈세를 한 22명도 조사 대상에 올랐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레저·취미 관련 수요가 급증해 소득이 대폭 증가한 사업자, 고액부동산을 취득한 유명인사, 공직경력 변호사·세무사·관세사, 의사 등이 현금거래를 통해 탈세를 한 혐의를 조사한다.

국세청은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면서 5만원권 환수율이 급감하고 금 거래량도 급증하는 상황으로, 일각에서는 호황을 누리면서 현금과 골드바를 이용해 음성적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하는 고질적 행태가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창업주와 자녀, 손자녀로 이어지는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세법을 회피해 부와 경영권을 물려주는 '금수저 대물림' 3건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개발사업, 경영계획 등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기회 사재기'로 미성년인 손자, 유학 중인 자녀에게 주식을 증여한 후 아파트 시행, 기업 상장 등을 통해 부와 경영권을 승계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은 평균적으로 개인은 112억원, 법인은 1886억원의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이들은 어려운 시기에 사회적으로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헌법상 4대 의무 중 하나인 납세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뿐만 아니라 기업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고 일반인은 이용하지 못하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하는 등 편법과 반칙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국세청은 어려운 경제여건을 고려해 신중한 세정운영을 지속하면서도 불공정 탈세에 대해서는 사주 가족과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노정석 국세청 조사국장은 4일 기업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불공정 탈세 행위 혐의를 받는 38명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