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LG전자 연말 인사에서는 여성임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한 쇄신'이라는 키워드로 단행한 인사에는 총 3명의 30대 여성이 포함돼 관심을 모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김수연 수석전문위원(상무)이 가장 큰 관심을 끌었다. 그는 현재 디자인경영센터내 생활가전(H&A)디자인연구소 빌트인·쿠킹 태스크 리더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당시 30대 여성으로 더구나 경영자가 아닌 '디자이너'로 임원에 오른 것은 LG전자에서 그가 처음이다.
2003년 국민대 공업디자인 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해 LG전자에 디자이너로 입사한 그가 임원직에 오를 수 있던 비결은 역할을 한정하지 않는 것이다. 2015년 LG전자가 새로운 가전을 고민할 때, 그는 빌트인 시장 공략을 제안했다.
김 상무는 “LG 전자가 글로벌 가전업계에선 1·2위를 다투고 있는데, 해외 프리미엄 가구 매장에는 다른 브랜드 빌트인 제품만 있었다"며 "이를 보고 빌트인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확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품기획·영업 부문과 다방면으로 협의하며 연구한 끝에 2016년 초(超)프리미엄 빌트인 주방 가전 브랜드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이탈리아 밀라노에 유럽 첫 쇼룸을 열기도 했다.
김 상무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주거 공간과 안전·위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또 다시 새로운 구상에 들어갔다. '온고잉 인테리어(On-going interior)'와 '건강·위생·안심' 키워드로 생활가전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온고잉 인테리어란 가족 구성원들의 삶의 방식에 따라 필요에 맞춰 완성시켜가는 인테리어를 뜻한다.
김 상무는 "앞으로도 세상의 변화를 미리 고민하고,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불편을 찾아내 새로운 가치를 탄생시키겠다"며 "세상의 트렌드는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리더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이슈를 객관화해보는 습관을 갖자"며 "업무와 관련된 데이터들을 항상 관심있게 찾아보고 객관성을 근거로 소통하면 리더 역할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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