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도시 신축 아파트들이 '10억 클럽'을 넘보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으나, 최근 수도권 주택 규제가 대폭 강화되자 대체 투자처로 인식돼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남 창원 의창구 용호동의 '용지 아이파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9일 9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1월 최저 5억3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1년도 되지 않아 4억원 이상 오른 셈이다.
인근의 용호동 '용지더샵레이크파크'와 중동 '유니시티 1단지' 전용 84㎡도 이미 9억원을 넘어섰다.
미분양 아파트 누적으로 작년 말까지 내림세였던 창원의 입주물량이 마르면서 10억원 입성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창원의 신규 입주물량은 2018년 1만3000여 가구, 2019년 1만여 가구에서 올해 3400여 가구로 감소했다. 내년엔 입주물량이 564가구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비규제지역의 혜택을 노린 외부 투자자들의 자금이 쏠린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아파트 매입자 거주지별 거래 통계에 따르면 창원시 성산구는 외지인의 구입 비율이 올 8월 12.8%에서 10월 21.6%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새끼 풍선효과'의 영향을 받은 것은 다른 비규제지역들도 마찬가지다.
울산의 '대장 아파트'인 남구 신정동 '문수로 아이파크 2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9억원에 거래되며 1년 사이 3억원 이상 올랐다.
울산은 전체적으로 2.32% 오른 가운데 남구는 4.64%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 남구의 최근 1년간 상승률은 10.05%에 달했다. 외지인의 아파트 매수 비율도 10월 21.9%에 달했다.
충청권인 천안의 경우 서북구가 3개월간 2.79%, 1년간 7.10% 상승했다. 계룡은 3개월 상승률은 1.80%이지만 1년 상승률은 9.59%에 달했다.
충남 천안의 '천안불당 지웰더샵' 전용 84㎡ 역시 8억4900만원에 거래되며 웬만한 수도권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방 대도시 집값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자,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 지방의 비규제지역에서 풍선효과로 집값 과열 현상이 빚어지는 곳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달 부산 해운대와 경기 김포 등지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으면서 미지정된 나머지 지역에 대해 과열이 계속되면 추가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김현미 장관 역시 최근 국회 현안질의에서 "최근 규제지역의 옆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규제지역 지정을 검토할 때 감정원의 최근 3개월 집값 상승률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는데 주요 지방 대도시는 이미 대부분 정량적 요건을 충족했다"며 "단순히 집값이 단기간에 오른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방식으로는 또 다른 '풍선효과'만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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