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으로 치닫는 美, 하루 22만명 코로나 확진...백신 물량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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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2-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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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룻밤 사이 22만명 확진 판정...'또' 역대 최다치

  • "백신 달라" 아우성에도 초기 물량 턱없이 부족

미국에 '코로나19 태풍'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하룻밤 사이 22만명 넘는 사람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심상치 않은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미국은 코로나19 백신에 희망을 걸고 있는데 백신 접종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최악으로 치닫는 코로나19 상황을 타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 보건당국은 1차 접종 대상으로 2400만명을 선정했지만,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를 통해 공급받겠다고 한 연내 공급 목표치는 2000만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연일 가속 폐달을 밟고 있는 데다 백신 공급은 시작 전부터 삐그덕거리고 있어 당분간 미국인들의 신음 소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하룻밤 사이 22만명 확진 판정...'또' 역대 최다치
5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자료를 인용, 지난 4일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가 22만7885명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치다. 전날 미국에서는 하루 동안 21만7664명이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으며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불과 하루 만에 기록을 다시 썼다. 이에 따라 지난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8만2633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감염 사례가 속출하면서 입원 환자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코로나19 추적 사이트 '코비드 트래킹 프로젝트'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하루 환자 수는 지난 2일 처음으로 10만명을 넘겼다. 이후 3일(10만667명)과 4일(10만1276명)에도 연달아 최다치를 다시 쓰며 미국 의료시스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코로나 사망자 통계의 선행 지표인 입원 환자 수가 사흘 연속 10만명을 넘어서면서 미국 전역에 감염 공포가 더욱더 짙어지고 있다.

사망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5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사람은 28만1121명에 이른다. 주(州)별로 보면 뉴욕주가 3만4853명으로 미국의 모든 주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희생자가 많은 지역은 텍사스주로 2만2825명이다.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뉴저지 등이 뒤를 이었다.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 모두 전 세계 1위다. 미국의 확진자 수는 전 세계 대비 22%, 사망자 수는 18%를 차지한다.
 

미국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 추이[그래프=존스홉킨스대학 코로나 집계 사이트 캡처]


이처럼 최근 들어 미국에서 코로나19가 산불처럼 번지는 데는 수많은 미국인이 지난 추수감사절 때 집에 머물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각종 모임을 가진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추수감사절 대이동과 크고 작은 모임의 후폭풍과 다가올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이 맞물리면서 코로나19 확산세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매우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추수감사절 여행과 가족 모임, 겨울철 실내 친목 모임 등의 여파로 (코로나 확산세가) 2~3주 뒤 최고조에 이르고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 역시 일파만파 퍼지는 코로나 확산세를 크게 걱정했다. 레드필드 국장은 "내년 2월까지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미국의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워싱턴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가 코로나 사망자 예측 모델을 인용해 추산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내년 4월 1일이면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53만8893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의 누적 사망자 수는 28만1121명인데, 불과 3개월여 만에 사망자 수가 지금의 곱절로 불어난다는 얘기다.
 
"백신 달라" 아우성에도 초기 물량 턱없이 부족
이처럼 미국에서 코로나1 확산세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달 안에 코로나 백신 접종에 나설 예정이지만, 초기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보건당국은 일단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계 종사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는 요양원 환자부터 백신을 접종한다는 계획이다. 1차 접종 대상으로 분류된 의료계 종사자와 요양원 환자는 모두 2400만명이다. 

그러나 백신 수요보다 공급이 크게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보건당국이 화이자와 모더나를 통해 공급받겠다고 한 백신 물량은 2000만명을 접종할 수 있는 4000만개(1인당 2회 접종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2000만명에게 접종하겠다는 계획은 미국 보건당국의 목표치일 뿐이고 실제 백신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화이자는 이달 중순까지 백신 공급량이 640만개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아울러 주 정부가 예상한 1차 백신 접종 수요와 실제로 인도받게 될 백신 물량도 차이가 커 초기 백신 물량 부족 사태는 미국 전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캘리포니아주는 240명 의료계 종사자에게 백신을 우선 투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화이자의 백신 공급분은 32만7000개에 불과하다. 뉴욕주는 감염 우려가 큰 요양원 환자와 요양 시설 직원 등 21만5000명을 최우선 접종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오는 15일까지 확보할 수 있는 백신 물량은 17만개에 불과하다.

총 확진자 132만명에 달하는 텍사스주도 초기 백신 부족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 보건당국은 1차로 백신을 투여할 의료계 종사자 수를 160만명으로 추산했지만, 실제로는 70만명만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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