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씨(가명·30세)는 코로나19가 확산한 올해 초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감염 우려때문에 집 밖을 나서기조차 두려워지면서 근무뿐 아니라 모든 여가생활까지 집 안에서 해결해야 했다.
처음 한 달은 좋았다. 출퇴근 시간 사람에 치여 진을 뺄 필요 없이 여유롭게 자리 잡고 앉아 근무하니 업무 능률이 향상했다. 그동안 못 본 영화를 감상하기도 하고, 가족과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상황이 장기화하자, 이마저도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국내여행이라도, 호캉스라도 즐겨볼까 했지만, 확진자가 속출하며 이마저도 어렵게 돼버렸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 2.5단계, 지역 2단계로 각각 격상하며 "일상을 잠시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답답함이 극에 달한 하늘씨. 어떻게 하면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해소될까 궁리한 끝에 '호텔'을 집 안에 들이기로 결심했다.
침구를 호텔식으로 바꾸고, 호텔 셰프가 조리한 가정간편식 메뉴를 주문했다. 집에서라도 '호캉스' 분위기를 만끽하니 조금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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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실제로 12월 10일 기준 롯데호텔의 자체 침구 브랜드 해온의 매출은 전년 대비 70%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 5월 롯데호텔 서울 1층에 오픈한 해온 프리미엄 숍과 백화점 우수고객을 위한 멤버십과 적극적인 협업, 팝업스토어 등 해온을 경험할 기회를 확장한 것 또한 매출 증대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호텔 측은 분석했다.
신세계조선호텔도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율이 10%가량 상승했다.
글래드 호텔도 자체 제작한 침구류 등 상품 판매율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호텔 외에도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나 카카오쇼핑, 현대백화점 온라인몰 등 다양한 채널에서 만날 수 있도록 판매 채널과 상품을 확대한 것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그뿐 아니라, HMR나 드라이브 스루 메뉴도 코로나19 상황과 맞물려 불티나게 팔렸다.
롯데호텔이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업계 최초로 선보인 '드라이브 스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할수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0월보다 11월 매출이 20% 더 늘었다. 도시락뿐 아니라 혼술족이나 캠핑족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상품군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롯데호텔은 최근 연말 홈 파티용 상품인 '홀리데이 갈라 앳 홈'도 개발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일찌감치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을 출시해 지난 8월 말께 쓱닷컴 단독 상품으로 판매해 출시 100여일 만에 판매량 10만개를 기록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호텔은 판매처를 쓱닷컴 새벽배송에서 전국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대해 판매 중이다. 특히 프리미엄 볶음밥 3종((XO 새우 볶음밥, 광둥식 돼지고기 볶음밥, 삼선 볶음밥)과 이베리코 목살 김치 볶음밥, 스파이시 타이 해산물 볶음밥 등 HMR 상품을 개발,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다.
워커힐호텔앤리조트 역시 비대면 서비스를 확장했다. 명월관 갈비탕을 비롯해 온달 육개장과 간장게장 등의 인기 보양식 밀키트 제품은 물론, 워커힐 수펙스 김치 등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워커힐의 대표 레스토랑 '피자힐'의 인기 피자 메뉴를 포장해갈 수 있는 '투고(To Go)' 서비스도 제공한다.
글래드 호텔 역시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를 '마켓컬리'에 출시하며 HMR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쓱닷컴에 입점하는 등 채널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글래드 호텔의 HMR 메뉴는 코로나 이후 3배가량 매출이 뛰었다.
침구부터 타월, 거울까지 호텔 객실에 투숙하며 사용했던 제품들을 집에서도 이용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위해 글래드숍을 오픈하고 호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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