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되나...해운업계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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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1-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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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韓선박 나포 사건 대책수립 강구

  • 해운협회, 정부에 억류해제 지원요청

이란의 한국 선박 ‘MT 한국케미호’ 나포 사건으로 인해 국내 해운업계가 비상사태다. 

한국과 이란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며 이란이 추가로 한국 선박을 나포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해운업계는 “해협이 봉쇄돼도 지나가야 한다”며 대책 수립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빨간색 원).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무역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곳이다.[사진=게티스이미지 제공]

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해운사들은 △운항지침 강화 △위험수당을 포함한 운송비 재산정 △관련 보험 확인 △신항로 모색 등 한-이란 갈등 고조에 따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국내 해운사가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운송하고, 중동 무역을 위해서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곳이다.

실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라크 등 중동지역에서 수입한 원유는 6억1392만 배럴(Bbl)로 전체 수입량의 68.53%에 달한다. 이들 원유의 99%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난다. 국내 선박 190여척이 연간 1700여회 호르무즈 해협을 왕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선박에 대한 경계와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또 보완된 안전운항 지침을 전달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하도록 했다. 

HMM 내부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도가 증가하거나 봉쇄됐을 경우를 대비한 방침을 준비하고 있다. 과거 미-이란 갈등으로 인한 수차례의 호르무즈 해협 위기 상황을 복기해 최악의 사태도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홍해나 육로를 거치는 새로운 항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HMM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고 해도 중동 무역을 멈출 수는 없기 때문에 배는 지나가야 한다”며 “위험도에 따라 운송비를 재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KSS해운도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로 전환하고, 강화된 안전 지침을 각 선박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관련 보험도 재차 확인한 상태다.

한국해운협회는 이란 선주협회에 서한을 보내고 우리 선박의 억류해제를 이란 정부에 건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국내 중소 해운사들에게는 평상시보다 경계를 강화하고, 5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협 진입 시 청해부대와 상시 연락체계를 유지하도록 권유했다.

협회 관계자는 “예측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 외교부가 이란과 원만한 결과를 도출하기만 기원하면서 협회와 국내 중소 해운기업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운업계에서는 선박 나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중동지역 수출업체와 정유업계 등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업체가 늘어난 운송비를 부담해야하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4일 이란 혁명 수비대는 한국 국적 선박인 MT 한국케미호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포해 현재까지 억류한 상태다. 이란 정부는 해당 선박이 해양환경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HMM의 컨테이너선. [사진=HM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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