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사장의 말은 현실이 됐다. 15일 LG전자에 따르면 이달 말 완전 철수를 결정한 MC사업본부의 인력 재배치가 모두 마무리됐다. MC사업본부 구성원 3300여 명 가운데 18%에 해당하는 600명가량이 계열사로 이동한 것이다. 나머지는 LG전자의 다른 부서에 재배치됐다.
계열사로 이동한 600명 중 절반인 300여 명이 LG에너지솔루션에 입사했고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X세미콘 등으로 분산 배치됐다. 이달 출범한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으로도 MC사업본부 인력 중 50명가량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로 이동하지 않은 2700여 명은 LG전자 내 다른 사업본부로 이동했다. LG전자 핵심인 생활가전(H&A) 사업본부가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지난 4월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공식 선언한 뒤 소속 인력 재배치를 진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대상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경력사원 채용에 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일반 사무직은 희망 업무를 6지망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각 직원의 직무역량과 개인 의사를 최대한 반영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LG전자 내 다른 사업본부와 계열사의 인력 수요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치했다.
일각에서는 구 회장이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성장성을 지닌 사업에 투자하는 ‘실리주의’를 두고 기존 인화 정신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를 통해 고객 가치를 완성하는 데 역점을 두는 한편 사업 철수로 구성원들의 고용불안 걱정도 한방에 씻어냈다. 선택(안되는 사업 정리)과 집중(되는 사업으로 인력 재편)을 통한 ‘구광모식 인화 정신’이 제대로 작동한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 과정에서 퇴사한 경우는 극히 적었으며, 대부분이 사내 또는 계열사 이동을 희망했고 각 계열사와 개인의 의사를 존중해 적임자를 배치했다”며 “그룹 차원에서 고용 유지 원칙을 정했고 그에 따라 인력 재배치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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