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자료를 제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1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 창업자이자 동일인(총수)인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카카오와 케이큐브홀딩스 본사를 찾아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 사무처는 카카오가 최근 5년간 제출한 '지정자료'에서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한 자료가 누락되거나 허위로 보고된 정황이 있다고 보고 직권조사에 들어갔다. 지정자료란 공정위가 '공시 대상 기업집단' 지정을 위해 공정거래법에 따라 각 기업집단(그룹)의 동일인으로부터 받는 계열회사·친족·임원·주주 현황 자료를 말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카카오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평가받는다. 김 의장이 보유한 카카오 지분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개인 지분 13.30%에 케이큐브홀딩스 지분 10.59%를 더해 총 23.89%로 볼 수 있다.
올해 4월 기준 7명인 케이큐브홀딩스 임직원 중 대부분은 김 의장의 가족이다. 김 의장의 남동생 김화영씨가 지난해 말까지 대표이사를 맡았다가 현재는 김탁흥씨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김 의장과 부인 형미선씨는 기타 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으며 아들 김상빈씨와 딸 김예빈씨도 이 회사에 재직 중이다.
앞서 올해 초 김 의장이 자신이 가진 카카오 주식을 가족들에게 증여한 것과 두 자녀의 케이큐브홀딩스 재직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공정위는 조사를 마무리한 후 이르면 연내 전원회의에 안건을 상정해 김 의장에 대한 제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계열사 공시누락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공정위는 지난 2016년 지정자료에 엔플루토 등 5개 계열사 관련 자료를 빠뜨린 혐의와 관련해 김 의장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다며 공정위를 압수수색해 김 의장을 약식 기소했고, 지난해 대법원은 김 의장의 고의성을 입증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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