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현실판 뷰티인사이드, 윤다인 작가의 꾸준함이 만들어 낸 예술적 감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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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1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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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전 아티스트 윤다인.
시각적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그의 메이크업 아트는 현실을 일그러트리는 듯한 마법 같은 모습을 가지며 때로는 투명인간이 되거나 환영이 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모습은 마치 영화 <뷰티인사이드>를 떠오르게 한다. 그를 처음 알게 된 건 지난 2019년 SNS를 통해서 였는데 한 퍼포먼스 행사에서 그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그의 매력에 풍덩 빠져들었다. 오래 기간의 요청 끝에 그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일루전아티스트 윤다인 작가]


Q. 작가님을 보면서 뷰티인사이드가 생각났어요. 얼굴이 자주 바뀌잖아요. 직업을 하시는 난이도가 고난이도이기도 한데 어려 작업을 한꺼번에 하는 건 힘드실 것 같아요. 작업을 하는 주기나 텀이 있나요?

A. 제가 직장인이 아니라 프리랜서이다 보니까, 처음에 일을 시작할 때부터 스스로 룰을 정해놓으려고 했어요.
커리어 초반에 그 중 하나가 개인 창작작업을 무조건 최소 일주일에 하나씩 하기 였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나를 작업한다고 해서 하루만 일을 하는 게 아니거든요. 특히 외주를 받아서 다른 협업들을 같이 진행할 때는 나만의 약속을 지키기가 힘들어요. 신체에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일주일 내내 그릴 수 없거든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하루 안에 끝내야 되는데 그 외에 아이디어 구상은 깨어있는 내내 하는 거예요.

Q. 작업은 보통 얼마나 걸리는 편인가요?

A. 뭘 그리냐에 따라 다르고 얼마나 자세하게 그리느냐에 따라 다른데 오래 걸릴 때는 하루종일 걸리기도 해요. 자고 일어나서 계속 할 수 있는 작업이 아니거든요. 저도 시도는 해봤지만 신체에 작업을 하느거라 체온 때문에 물감이 녹아서 장시간 그리기가 힘들어요.

Q. 작업과 작업 사이에 그만큼 텀을 두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나요? 그만큼 텀을 둬야겠다고 기준을 세우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A. 스스로 안일해지지 않기 위해서 기준을 세웠는데 요즘에는 양보다 퀄리티를 높이는 질적인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작업 초장기에는 양에 집중을 했다면 요즘에는 질에 집중하고 있어요, 근데 저는 눈뜨면 출근, 눈 감으면 퇴근하는 개념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잠도 잘 못자요. 그래서 쉬는 시간도 정하려고 하고 있는데 코로나가 생긴 이후에는 쉬는 법을 많이 배웠어요. 억지로라도 쉬는 법을 익히려고 하고 있고요.

Q. 저는 인터뷰가 안 잡히면 이 일이 언젠간 끝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어요. 작가님께서도 작업의 소재가 안 떠오를 때 불안감이 있을 것 같기도 해요.

A. 불안감이 없을 수는 없어요. 답이 정해지거나 길이 정해진 직업이 아니기 때문에 작업을 할 때도 징검다리 돌 두들기면서 해온 것이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을 수는 없어요. 초창기에는 수익활동이 돼야 직업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어요. 프리랜서다보니 경제활동을 하는 일이 정기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것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없는데 꾸준히 창작이 고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커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영감은 어디서 비롯되나요?

A. 저는 쓸데없는 기억력이 좋아요. 시험공부 할 때도 그건 기억 못하고 쓸데없는 것만 기억을 잘해요. 예전에는 ‘쓸데없는 기억들을 많이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제가 쓸데 없었다고 생각했던 기억들도 저의 자산처럼 소재로 하나하나 쓰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느꼈던 경험이나 기억들이 영향을 많이 줘요. 그리고 제가 한 살한살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했던 것들이 바뀌거든요. 그래서 그때그때 그리는 그림이 그 나이대에 쓴 일기 같은 느낌처럼 내면을 소재로 만들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메이크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사람들이 본인의 작업을 봤을 때 어떻게 느껴주길 바라시나요?

A. 옛날이나 지금이나 계속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고 메이크업만으로 제 작업을 형용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Q.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있나요?

A. 제가 ‘뭐가 제일 좋아요’라고 하면 작업을 감상하시는 분들에게 “저게 제일 좋다고 했어”라는 선입견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그런 선입견을 주지 않기 위해서 이런 질문이 있으면 노코멘트를 많이 했거든요. 근데 실제로 내가 낳은 자식들 같아서 하나하나 애정이 안 가는 작품이 없거든요. 근데 몇 개를 꼽자면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초장기 작업들과 손톱에 그렸던 제 얼굴 작품도 있고 얼굴에 서랍을 그렸던 것도 좋아해요. 그래서 그 작품은 조형물로 만들기도 했거든요,

Q. 윤다인 작가의 작업을 보면 실물과 작업을 연결하는 퍼즐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근데 그림을 그리다가 상황이 바뀌는 변수가 생길 때도 있을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하세요?

A. 상황이 바뀌는 것들은 대부분 구름 같이 자연적인 요소들이에요. 많이 하면 노하우가 생기긴 하거든요. 근데 야외에서 작업을 할 때는 빨리 시작해요. 오래 걸릴 것 같은 작업들은 해야 지기 전에 끝내야 되니까 아침 일찍 시작해요. 그리고 움직이는 대상을 그릴 때는 중심부를 먼저 그리고 외곽은 최대한 마지막에 그려요.

 

[사진= 윤다인 작가 제공 ]



Q. 뭘 해야될지 몰라서 다 해봤다고 들었어요. 일루전아트를 처음 하게 된 계기가 뭔가요? 어떻게 확신을 갖게 됐나요?

A. 대학교에 가서 알바를 많이 했는데 알바를 하면서 별별 말들도 다 들었고 돈도 못 받은 적도 있었어요. 근데 저는 카페 알바 같은 것들은 안 해봤고 제가 해보고 싶은 일에 관련된 알바들만 했었어요. 연예인 스타일리스트, 공연의상 분장, 영화분장, 특수분장, 모델 알바, 학원 선생님, 그래픽디자인, 영상 관련 알바 등 일로 관심 있는 것들은 알바로 다 해봤어요.

근데 모든 일에 시작에 확신이 있기는 힘들다고 생각해요. 근데 하다 보니까 많은 알바를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고나니까, 다 안 맞는 거예요(웃음). 그게 문제이긴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제 성향을 알게 됐어요. 고등학교 때 순수미술을 전공했으니까, 다 작가를 꿈꾸거나 길이 정해져 있었는데 저는 중고등학생 때 상업적인 걸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프로덕션 디자이너나 미술감독이 되고 싶어서 대학교에 가서 상업적인 알바들을 많이 했던 것이었거든요.

그런 프로덕션에서 일을 해보니까 생각보다 개인 창작욕구가 많다는 걸 알았어요. 근데 그렇게 많은 알바를 하지 않았다면 제 성향조차 모르고 일루젼 아트를 하지 못했을 거예요.


Q. 돈을 많이 못 벌어도 관심있는 일에 관련된 알바를 해야겠다고 느낀 건 뭔가요?

A. 그때는 돈보다 이 일이 맞나 안 맞나를 체크해보는 게 우선이었어요. 생활비는 벌 수 있지만 알바로 떼돈을 벌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많은 돈보다는 이 일이 나의 적성과 맞나를 아는 게 우선이었어요.

 

[사진= 윤다인 작가 제공 ]


Q. 어떤 생각으로 맨 처음 자신의 얼굴에 그림을 그리게 된 건가요?

A. 제가 했던 알바들 중에 모델 알바도 있었어요. 그래서 사진을 찍히는 것도 성인이 돼서 즐기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반영한 것도 있었어요. 모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섞었으니까.

제가 제 얼굴이나 저에게 어울리는게 뭔지를 잘 알고 시도하는 걸 좋아해서, 그런 부분도 많이 반영했고요. 그리고 제 얼굴이 전형적인 미가 아닌 걸 알기에 제 얼굴에 맞춤으로 나만의 스타일로 꾸미는 걸 잘 했어요. 그리고 제가 처음에 일루전 아트를 했을 때는 모델을 섭외해서 그림을 그렸었는데, 너무 재밌는데 그때 좀 제 맘이 불편했던 게 종이나 캔버스가 아닌 인격체잖아요. 이분이 가만히 오랜 시간 앉아있어야 하는 게 그때 당시 불편했어요. 그래서 ‘나만 불편하면 되겠다’ 라는 마음으로 저한테 그리기 시작 했어요.

Q. 저도 2014년부터 인터뷰를 했는데, 같은 시기를 했더라도 작가님께서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잖아요, 그 계기가 뭔가요?

A. 어렸을 때부터 나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근데 뭘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 스트레스가 심해서 나의 일로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너무 커서 힘들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그 고민들을 하면서 살았는데 그게 영향을 안 미칠 수 없더라고요.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 때 취업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에 대해 고민도 많고 힘든 시기였는데 그때부터 개인 작업을 시작하면서 운이 좋게도 초반작업부터 관심을 받았어요. 근데 제 작업이 특이하기도 해서 유럽이나 미국언론에서 처음부터 관심을 가져주니까 그 관심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국내언론에서도 화제가 됐어요. 요즘도 그렇지만 그때도 세상이 빠르고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반짝하고 사라지기 싫어서 미친 듯이 작업했어요.

Q. 지금 그러면 꿈을 이룬 건가요?

A. 어렸을 때 ‘뭘 할거야’라고 했던 부분들은 이뤘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본인을 소개할 때 뭐라고 하시나요?

A. 요즘에는 아티스트 라는 호칭을 많이 써요.

Q. 비행기 타면 직업란에 아티스트라고 쓰기 민망하다고 하신 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떻게 하시나요?

A. 지금은 그냥 써요. 이제는 학생이라고 할 나이도 아니잖아요.

Q.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인기가 많습니다. 어떻게 윤다인이라는 존재를 알리게 됐나요?

A. 저의 작업으로 먼저 알려졌는데 제 작업은 저를 통해서 표현을 하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 존재도 같이 화두에 오른 것 같아요.

Q. 맨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은 없나요?

A. 가끔 저의 민낯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러면 제가 되물어요. ‘저 아세요?’라고요. 그러면 “네 알아요”라고 해요.

Q.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을 때 한편으로는 부담도 있었을 것 같긴해요.

A. 그때 당시에는 부담을 느낄 겨를이 없었어요. 그냥 ‘나는 지금 꾸준히 해야 돼’라는 생각뿐이었고 부담을 느낀 건 1년 정도 지났을 때 였어요.


[사진= 윤다인 작가 제공 ]

Q. SNS에서 윤다인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감탄을 하는 사람들을 보니 예술에는 경계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는 어떤가요?

A. 예전이나 지금이나 예술이 어렵거나 멀리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항상 우리 주변에 있는데 사람들이 관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예술은 어려운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주변에 있는 예술도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거나. 근데 저는 항상 이런 생각을 해왔어서 그런 점에서 요즘에는 SNS로 많은 분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데 그렇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점에서 되게 장점인 것 같아요.


Q. 어쩌면 예술은 자기만의 소울, 자아찾기와 연결이 되는 것 같아요.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면 나만의 개성도 함께 찾게 되는 것 같고요.

A. 네.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자기 자신을 그리고 나의 내면을 표현하는 일이기 때문그런 것 같고 사실 개성이라는 건 거창한건 아니라 생각하는데, ‘내 개성을 찾을거야, 개성을 만들거야‘라고 인식하는 순간 어려워져요. 그래서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조금만 솔직해지면 개성은 쉽게 나오는 것 같아요. 근데 ’나는 색깔이 없어, 나의 색을 찾을 거야‘라고 하는 순간 어려워지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냥 정말 간단히, 스스로를 표현하면 그게 개성이 아닐까요?

Q. 윤다인의 개성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저는 제가 유별나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근데 주변에서는 저보고 유별나다고 하더라고요. 제 개성은 어떻게 했을 때 제가 돋보이는지 알아요. 그리고 저의 장점은 센스가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뭘 할 때 스스로 돋보인다고 생각하세요?

A. 내가 하는 작업을 이야기 하거나 내 머릿속에 있는 상상을 말로 꺼낼 때 생동감 있다고 하더라고요.

Q. 요즘에는 팔로워 수가 곧 영향력인데 자신의 위치가 어디라고 느끼나요?

A. 제가 연예인도 아닌, 아티스트로서 팔로워 수가 많은 건 분명히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작업을 공유하고, 제 소식을 공유하는데 있어 좋게 활용하고 있어요. 저는 sns의 장점을 정말 많이 본 케이스이기도 하고요. 근데 팔로워 수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게 세상에는 위대한 예술가 중에 SNS 계정 조차 없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런 걸 보면 절대 SNS가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고 어느 정도 이상의 팔로워 수가 된 이후부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Q. 많은 사람들이 직업이 있으면 돈을 벌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작업을 통해 돈을 벌 때도 있지만 못 벌 때도 있을텐데 그럴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A. 가끔 제 개인작업도 어디서 돈을 받고 하는 줄 아시는 분들이 있는데 개인 작업은 혼자 개인적으로 하는 거예요. 그리고 제가 월급을 받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도 일정하지 않아요. 그래서 0원을 버는 달도 있고 많은 금액을 버는 달도 있어요. 근데 수익은 경로가 다양해요. 그림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광고도 있고 그림 의뢰를 받는 경우도 있고 행사들도 있고 돈을 벌 수 있는 경로는 다양해요. 이번달에 0원을 벌면 불안할 수는 있어요. 근데 불안해하면 불안해하는 것밖에 없고 더 나아지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불안해도 또 다른 작업도 하고 다른 작업을 하기 위한 쉬는시간이 되기도 하고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미국에서 지내는 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나요?

A. 저는 원래 미국에서 태어난 게 아닌데 미국에서 제 작업을 많이 찾아주기 때문에 미국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서도 의뢰가 들어오긴 하지만 미국이 큰 나라이기도 하니까, 그런 데서 살면서 작업을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른 동네로 이사가서 살아도 느끼는 게 확 달라지는데 나라도 엄청 다르거든요. 근데 저는 동양에서 한국의 정서로 20년 이상을 살다가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살면 어마무시하게 다른 게 많아요.

자극제가 되는 것도 있고 힘든 부분도 있지만 저는 도전을 즐기는 편이라 ’내가 이 나이대에 이러지 60 넘어 이럴 수 있겠나‘라는 생각으로 ’지금 할 수 있을 때 시도하고 싶을 때 미국으로 가자’라는 생각으로 고민 없이 진행했어요.

Q. 작가님의 작품에 있어서 한국과 미국의 반응이 어떻게 달랐나요?

A. 초반에는 저의 작품들을 작업물로 인정을 해주니까, 학생 개인의 작업물이 외신에 보도가 된 거잖아요. 그걸 겪으면서 외국에서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어요. 근데 요즘에는 한국도 많이 열려 있는 것 같아요. 예술을 향유하는 지점도 많아졌고 사람들이 즐기는 폭과 관점도 훨씬 넓어졌어요.

Q. 경제적인 보상은 충분히 받았나요?

A. 사람들이 생각한 것만큼 떼돈을 벌지는 않았어요. 제가 떼돈을 벌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절대 아니고 제 개인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의 보상은 받은 것 같아요. 근데 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돈을 1순위로 추구하지 않아요. 제 1순위는 하고 싶은 작업, 창작물을 만드는 작업의 만족도 예요. 왜냐면 제가 돈을 1순위로 추구해야 될 시기는 아닌 것 같아요. 제가 만약에 가정을 꾸렸거나 하면 돈을 1순위로 쫓을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게 아니거든요. 저는 조금 어렵더라도 돈을 쫓지 않고 내가 더 만족할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게 우선이고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 작업을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초창기에 협업 의뢰를 많이 받을 때는 오히려 더 협업을 안했어요. 초창기에는 나의 색깔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을 때 돈맛 좀 보겠다고 이곳저곳 손을 벌렸으면 색깔은 애매해지고 약간의 인지도를 이용해서 돈만 버는 느낌이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내 작업의 색을 확실하게 만들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사진= 윤다인 작가 제공 ]



Q. 언제 스스로 자유로운 예술가의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나요?

A. 개인작업 할 때 그런 걸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저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추는 편인데 어느정도 내 색깔만 지킬 수 있다면 큰 고집부리지 않아요. 협업을 할 때 저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최대한 맞춰주는 편인데 어느정도 내 색깔만 지킬 수 있다면 큰 고집부리지 않아요. 왜냐면 내가 원하는 건 개인작업에서 하면 되니까. 그래서 내가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건 개인작업을 할 때 하는데 그때 그림을 구상하는 건 힘든데 작업에 들어갔을 때는 마음이 편해요. 다른 시간들은 고민들이 많은데 작업을 할 때만큼은 즐겁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에요.

Q. 외신의 반응 중에 어떤 코멘트들이 맘에 들었나요?

A. 많은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나는 우울할 때 너의 작업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라는 말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본 적도 없고 누군지도 모르는 분이 나의 작업으로 자기가 힘들고 우울할 때 위로를 받는 게 나의 그림이라는 걸 들으면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스스로 하는 일의 정의를 내린다면?

A. ‘나의 내면이 느끼는 것을, 그림이라는 매체로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라고 정의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무엇을 그릴까를 어떻게 정하시나요? 작업의 영감은 어디서 받았나요?

A. 영감을 얻는 건 정말 다양한데요. 저는 쓸데없는 기억력이 정말 좋아요. 근데 요즘은 제 모든 기억들, 제 경험들이 저의 큰 자산이라는 걸 크게 느껴요,

Q. 기록들도 자주하세요?

A. 저는 기록을 안 해도 잘 기억을 하는 편인데 힘들 때만 쓰는 일기장이 있긴해요.

Q. 새로운 창작을 해야 된다는 게 버겁지는 않으세요?

A. 항상 쉽지는 않은데 버겁다고 느끼는 순간 큰 부담으로 다가오기 떄문에 항상 쉽게, 가볍게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창작 욕구는 어디에서 나오나요?

A. 저는 분출해야 되는 에너지가 많은 사람인데, 그 에너지를 분출하지 않으면 마음이 아파요. 그걸 창작이라는 걸로 긍정적이게 잘 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잘 찾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걸 분출을 해야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의 생존방식이에요. 근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기 까지 하니까, 감사해요. 그리고 항상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작업을 하려고 하고 있어요. 이게 자극제가 되기도 하고요.

Q. 과거의 작업에 비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건 뭔가요?

A. 제 초창기 작업들을 예전의 작업물이어서 별로라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어요. 왜냐면 내가 그 나이 그때만 할 수 있는 작업들이 확실히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21살 때만 표현할 수 있는 게 있고 25살에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있듯이 오히려 어릴 때 더 잘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겁이 없을 때 창작이 잘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보다 더 나은 건 요즘에는 개념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요. 그때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그림으로 표현을 했다면 요즘에는 좀 더 개념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Q. 얼굴을 많이 그리는 이유는 뭔가요?

A. 사람이 태어난 순간 난 평생 이 얼굴로 살아야 하잖아요. 똑같은 얼굴이지만, 근데 과연, 그 모습은 하나일까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얼굴만 똑같은 거지, 내면의 모습은 다를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에 관심이 많았어요.

Q. 고정관념을 깨는 걸 좋아한디고 들었어요. 이유가 뭔가요?

A. 제 성향이 지루한 건 좋아하지 않고, 재밌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하게 된 것 같아요.

 

[사진= 윤다인 작가 제공 ]


Q. 뭘 해야 될지 고민하던 시절 일에 대해 확신을 가져다줬던 계기가 있었나요?

A. 2016년 초창기에 제 작업이 첫 관심을 받았을 때 그때 제가 만 22살이었는데요,
사실 그 관심을 받기 정말 한달 직전까지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 중 한 순간이었을 만큼, 정말로 고민이 많던 시기였어요. 또 졸업은 앞둔 순간으로, 취업을 해야 할지, 또 길이 정해지지 않은 직업군이기에 고민이 정말 많았어요.

그때 5월에 첫 관심을 받았을 때 순간 반짝하고 사라지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정말 쉼 없이 열심히 작업했어요. 그리고 그때 당시엔 제 색깔을 확실히 만들고자 하는 욕심이 컸기 때문에, 협업도 일부러 많이 진행하지 않았어요.

Q. 지하철이나 길거리 같은 일상생활에서 일루전 아트를 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A. 국가별로 도시별로 달라요. 모든 국가의 도시를 가본 건 아니지만 제가 작업을 했던 도시들이 꽤 있는데 가장 나를 환대해줬던 곳이 뉴욕이었어요. 긍정적인 반응들도 많아서 ‘여기서 살면서 작업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고요. 근데 한국은 내면으로 느끼는 분들은 많은데 겉으로 말로 뱉는 분들은 흔치 않아요. 근데 가장 좋아해주는 건 솔직한 어린 아이들이에요. 반응이 바로 나오거든요. 근데 성인 분들은 놀라거나 즐거워하거나 무서워하거나 “봤어요”라는 반응을 하시더고요. 한국에서는 엄청 다이나믹한 반응보다는 차분한 반응이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작업을 보면 진짜 잘 그렸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어요. 근데 똑같이 그리는 능력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들었어요.

A. 예중 예고를 나왔는데 잘 그리는 걸로 등수를 매겨요. 근데 제가 사실적으로 똑같이 그리는 건, 정말 잘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기도 했고요. 내가 잘 그리는 능력이 없었다면 그림으로 인한 자신감을 얻지 못했을 것 같아요.

초등학생 때 되게 소극적이었는데 그림을 잘 그린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 자신감을 얻었거든요. 그리고 그걸 성적으로 증명 받았을 때이기도 하고요. 학생 때는 성적이 큰 부분을 차지 하잖아요. 근데 고3 때 대학교 입시를 앞두고 많이 좌절했던 게, 잘 그린다고 되는 세상이 아닌 것을 알았을 때였어요. 아이디어가 더 중요한 세상이잖아요.

Q. 잘 그리고 못 그리고의 기준이 뭔가요?

A. 지금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전형적인 입시 그림이었어요. 근데 지금은 스킬을 보고 잘 그렸다 못 그렸다를 생각하지 않아요.

Q. 누군가의 시선이 때로는 불편할 때도 있지 않았나요?

A. 저도 사람한지라 부정적인 반응을 봤을 때 속상할 때는 있지만 크게 흔들리는 편은 아니에요. 그리고 누군가의 부정적인 시선을 마음에 담아두는 편이 아니에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작품들 중에서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기괴하다고 생각이 들 작품들이 있잖아요. 스스로도 그런 느낌을 받았던 작품들이 있나요?

A. 저는 스스로 기괴하다고 느낀 적은 없는데 그런 반응은 많이 들었어요. 근데 그런 반응이 기분이 나쁘거나 하진 않아요. 워낙 제가 어렸을 때부터 그로테스크한 작품 또는 영화들을 많이 보기도 했고, 좋아해서 그게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Q. 처음에 이 일을 할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A. 가족은 제가 다양한 걸 하는 걸 많이 봤기 때문에 놀라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친구들도 “얘 또 뭐 한다” 정도의 반응이었어요. 근데 저를 모르는 분들이 봤을 때는 되게 놀라시더라고요. 근데 지금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서 안 그리고 오면 더 놀라더라고요(웃음).

Q. 작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이건 매번 작업할때마다 적용되는 건데요, 내가 머릿속에 추상적으로 상상하던 게 내 눈앞에 실제로 존재하는 순간이에요. 그때가 뿌듯하고 좋은데 실제로 그리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거잖아요.

 

[사진= 윤다인 작가 제공 ]


Q. 직접 몸에 그리다 보면 힘든 점도 있을 것 같아요.

A. 제가 가는 길이, 수학 공식처럼 답이 정해진 것이 절대 아니 때문에, 어디가 안전한지 모르는 여러 갈래의 길을 선택해서 가고 있잖아요. 내색을 하지 않지만 힘든 일이 되게 많아요. 근데 항상 쉬운 일을 택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요, 힘들더라도 결과만 괜찮으면 상관없어요.

그리고 제가 쉬운 길만 택했다면 지금 하는 작업은 할 수도 없었을 테고요. 힘들어야, 뭔가 더 큰 좋은 일들이 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체력적인 부분에선, 예전에는 정말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오늘 모든 에너지를 올인 하듯 쏟곤 했는데, 지금은 체력관리를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Q. 작업물을 어떻게 남기고 있나요? 바로 지워야 되는 게 아깝지는 않으세요?

A. 모든지, 생각하는 대로 여겨지잖아요. 아깝다고 생각하면 아까운거고, 근데 제 그림은 그 순간만 존재하니까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더라고요

Q. 아름다움과 미 그리고 예술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아름다움과 미는, 전형적인 예쁨이라고 생각하진 않고 그 모든 것들의 고유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사람이든, 자연이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든 포장하는 순간 아름답지 않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고유적인 그대로 일 때가 아름다움인 것 같고요. 예술은 정말 재미있는 게, 내가 작품을 감상을 할 때는 예술가의 뇌 속을 바라보는 기분이에요. 예를 들어 영화를 보더라도, 그 감독들의 머릿속을 두 시간 동안 구경하는 기분이랄까요. 그래서 그게 예술의 재밌는 점 같아요.

Q. 자유분방한 삶을 사는 예술가를 보헤미안이라고 하는데 스스로 보헤미안이라고 생각하세요?

A. 반은 그렇고 반은 아닌 것 같아요. 100% 뼛속까지 자유롭지 못한 게 유전자를 무시못하잖아요. 저희 엄마가 자유로운 예술가 같은 성향이에요. 근데 저희 아빠는 심지가 굳은 나무 같은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두 개가 같이 와서 한 없이 방황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잡아주는 게 심지라서 100% 보헤미안은 아니에요. 반은 보헤미안이지만 반은 나만의 룰이 있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일루전아트로 인생 반전을 겪어보니까 어떤가요?

A. 인생 반전이라고 하니, 부정할 수는 없겠어요. 근데 어렸을 때부터, 뭘 해야 될지 모를 때 고민이 많을 때도 ‘뭘 하든 난 잘할거야’라는 확신은 언제나 있었어요. 일루전아트로 이렇게 살 수 있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이 부분은, 항상 감사해요.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나 레퍼런스로만 찾던 전설적인 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거나 식사를 하거나 그럴 때 경이로운 순간도 많았는데 정말 감사하고 기뻤고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던 시절 ‘남들이 안하고 신기하고 독특한 걸 하고 싶은데’라고 했던 걸 지금 하고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걸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도요.

 

[사진= 윤다인 작가 제공 ]


Q. 어렸을 때 꿈은 뭐였나요?

A. 프로덕션 디자이너나 아트디렉터를 하고 싶었어요.

Q. 지금 꿈은요?

A. 예전에는 꿈을 버킷리스트처럼 항목으로 정해놨었어요. 근데 그게 성공인줄 알고 달렸을 때 그걸 이루고 체크로 채워지고 허망함을 느꼈는데 그 이후부터는 꿈을 버킷리스트처럼의 항목은 안정해요. 단기적인 목표 같은 건 정하지만 꿈을 구체적인 항목으로는 정하지 않고 있어요.

Q. 최종적인 꿈은 뭔가요?

A, 더 열심히 작업을 해서 먼 훗날 한국인 작가하면 바로 떠오르는 예술가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내가 하는 작업이 더 큰 장르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진= 윤다인 작가 제공 ]


Q. 직업만족도는 5점 만점에 몇점인가요?

A. 5점이에요. 만족이라는 게 꼭 행복해야만 만족이 아니잖아요. 근데 저는 ‘다른 직업을 가졌을 때도 이만큼의 만족도를 가질 수 있을까’를 생각했을 때 그건 아닐 것 같아요.

Q. 초등학생이 길을 가다가 직업에 대해 묻는다면 뭐라고 해줄 건가요?

A. ‘얼굴에도 그림을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곳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야’

Q. 50대 샐러리맨이 양복을 입고 들어왔어요. 그에게 일루전 아티스트로서의 기쁨을 어떻게 가르쳐 줄 건가요?

A.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내 삶이 없는 것처럼 일을 하게 될 때가 많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보고 싶네요. ‘정말 깊게, 온전히 나를 바라보고, 나에 대해서만 1시간동안 생각해본 적이 있나요?’ 나를 탐구하는 기쁨, 물론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에서 오는 깨달음이 있거든요. 근데 50대의 셀러리맨이기 때문에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쨌든, 우리가 인생을 사는데, 항상 함께하는 것은 나이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나로써 살아가는 것이 아니잖아요. 근데 그런 본인을 잘 모르거나, 집중해보지 않은 분들게 스스로 탐구해보는 어떨까요 라는 질문을 해보고 싶어요. 저는 그게 직업이고 제가 하는 일이거든요.

Q. 일루전아티스트로서의 윤다인, 사람으로서의 윤다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A. 아티스트로서 3년 정도 됐을 때 이것 때문에 고민을 하고 힘든 시기가 있었어요. 내 직업은 나잖아요.
그래서 일상이 없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분리를 하려고 해요. 그래야 쉴 수 있더라고요. 사람으로서의 저도 그냥 저를 생각했을 때 아티스트의 저를 생각하지 않으면 표현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분리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


Q. 일과 삶을 어떻게 분리하고 있나요?

A. 나만 아는 나만의 여러 패르소나를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힘든 것들을 해소할 수 있도록 여러개로 분리해놓으면 편해지는 것 같아요.

Q. 작가님의 패르소나는 뭔가요?

A. 여러개인데 작업할 때의 내 모습과 남에게 말하기 싫은 개인의 모습, 타인을 대하는 모습, 부모님을 대하는 모습,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모습도 패르소나에 포함되죠.

Q. 좋아하는 걸 더 좋아하기 위한 윤다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A. 이게 정말 어려운 게, 좋아하는 감정은 내가’ 더 좋아해야지’ 한다고 좋아지지 않더라고요. 노력은 할 수 있지만 진짜로 좋아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물론 어느 정도의 관심까지는 이루어질 수 있지만 진심이 우러나오는 좋음까지는 내 의도로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예를들어 우리가 사람을 좋아할때도 이유를 말해보라고 하면 조건적인 것이 먼저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일 때도 있잖아요. 그냥의 힘이 대단한 게 이유를 막론하고 좋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좋은데 이유가 없다면, 그게 베스트같아요. 좋아하는 건 노력으로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Q. 아티스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내가 표현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1년 뒤에 더 대단한 게 나올 것 같아”라고 해도 1년 후에 더 대단한 아이디어가 나오지는 않아요. 그래서 실현하는 걸 미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이디어를 더 구체화 시키고 표현하는 건 중요하지만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미루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내가 작업한 걸 남들에게 보여주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의 창작물을 내가 떳떳해 하지 않으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Q. 마지막으로 자신의 분야에서 더 잘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A. 쉬운 길만 가려고, 또는 빠른 성과를 내기 위한 것을 첫번째 목표로 하지 마세요. 빠른 성과를 원하는 순간, 목적이 전도되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나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알바를 통해서 생각보다 나는 창작욕구가 많은 사람이고 남의 시선을 즐시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는데, 그렇게 알바를 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거예요.

그래서 내가 어떨 때 희열을 느끼는지 나의 성향을 아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왜냐면 그것에 따라서 직업이 바뀔 수 있거든요. 성향을 알면 그것에 맞춰서 직업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윤다인 작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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