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산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에 침묵하는 증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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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2-01-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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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40% 가까이 빠졌지만 분석 리포트 달랑 1개

  • 신평사 분석할때…증권사는 주식 매도 리스크 회피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해 증권가가 침묵하고 있다. 일주일 동안 주가가 40% 가까이 하락하고 그룹 회장이 퇴진까지 하겠다고 나서는 중이지만 이에 대해 분석하는 증권가 리포트는 찾기 힘들다. 

각종 수주 등 호재가 나오면  이를 분석하고 투자방향을 제시하던 증권업계가 뚜렷한 악재에 대해서는 눈치만 보고 있자 투자자들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18일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날보다 13.87% 떨어진 1만6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사고는 지난 11일 장 마감 뒤에 일어났다. 이날 종가는 2만5750원이다. 이때보다 37% 넘게 주가가 떨어졌다.

주가 하락 이유는 분명하다. 붕괴사고에 대한 책임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퇴진의 뜻을 밝혔으며, 광주시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지역 내 모든 현장에서 배제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미 작업이 진행 중인 다른 지역의 현장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 해지에 나서려는 모양새다. 

당장 사고 현장의 피해배상 규모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 사고 수습에만 수천억원이 들 것이라는 건설업계의 분석이 쏟아지고 있으며, 전국적인 보이콧에 따른 손실까지 감안할 경우 향후 재기가 어려울 수준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이처럼 각계각층의 분석과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유독 증권사는 말이 없다. 신용평가업계가 사고 직후 곧바로 상황을 분석하고 보고서를 낸 것과 대조적이다.

사고 다음날인 12일 한국투자증권이 건설업종에 대한 전망을 내놓으면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언급한 리포트가 가장 최근이다. 해당 리포트는 사고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심지어 목표주가를 기존 3만8000원에서 4만원으로 상향했다.

증권사는 리포트는 내지 않았지만 매도 주문은 활발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투자자문사들의 고유자산인 금융투자는 사고 이전인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식을 총 581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순매도긴 하지만 규모는 크지 않다. 펀드운용자금인 투신권은 4069억원어치를 오히려 순매수했다. 

하지만 사고 이후 포지션이 뒤집힌다. 12일부터 지금까지 금융투자는 총 1조6321억원어치의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순매도했다. 펀드를 운용하는 투신권에서도 1조894억원어치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다른 주체들도 대부분 매도우위다.

투자자에게 공식적으로 전하는 리서치센터 리포트는 한 줄 없지만 당장 자신들이 운용하는 주식에서는 리스크 회피에 한창인 셈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최근 중요도가 커지는 ESG 요소에서 사회(Social)와 지배구조(Governance)를 아우르는 중요한 이슈다. 최근 각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커버하는 기업의 ESG 지표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리포트에 반영하겠다고 나섰지만 막상 상황이 벌어지자 입이 떨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HDC그룹은 대기업으로 현대산업개발 외 HDC랩스와 현대EP 등 다른 상장계열사도 있다보니 증권사 입장에서도 눈치가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제시하는 종목 리포트는 아니지만 이런 상황을 지적한 연구원이 있기는 하다. 최근 지주사의 ESG 이슈를 꾸준히 지적하는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이다. 

최 연구원은 18일 'ESG 이슈 포커스' 리포트를 통해 "2021년 6월 발생한 재개발 철거작업 붕괴 사고 이후에도 핵심 경영진의 사퇴 등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HDC그룹이 직면한 거버넌스의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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